“고양종합경기장에서 공연하는 게 저희 꿈이었는데, 이곳에서 여러분이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는 날이 오네요.”
밴드 데이식스가 10주년을 맞아 관객 4만여명과 함께 국내 밴드 최초로 경기 고양종합경기장 무대에 섰다. 그동안 콜드플레이, 지드래곤, 블랙핑크 등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채웠던 공간을 지난 30~31일 이틀간 전석 매진시키며 팬들과 꿈의 무대를 완성했다.
2015년 서울 예스24 무브홀(1000석 규모) 무대에서 출발해 올림픽홀, 핸드볼경기장, 고려대 화정체육관을 차례로 거치며 마침내 고양종합경기장에 서게 된 것이다.
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 등 멤버 4명의 인기는 ‘역주행 신화’로 설명된다. 발매 당시 큰 반향을 얻지 못했던 ‘예뻤어’(2017)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2019)는 멤버들이 군 복무 중이던 2022년 유튜브 무대 영상이 다시 화제를 모으며 음원 차트 역주행에 성공했다. 전역 후 2023년 발표한 ‘웰컴 투 더 쇼’가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밴드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지난 10년간 다양한 곡을 시도해왔던 밴드의 여정을 집약한 무대였다. 성진이 “10주년 공연에는 웬만한 타이틀곡을 다 담으려 했다”고 소개한대로, 이날 세트리스트 31곡 중 15곡이 타이틀곡이었다. 타이틀곡을 시간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들을 세상에 알린 데뷔곡 ‘콩그레이츄레이션’까지 선보였다.
강렬한 록 사운드의 ‘스윗 카오스’에서는 밴드 음악의 폭발력을 보여줬고, ‘좋아합니다’로 차분한 감성을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공연의 마지막은 오는 5일 발매되는 정규 4집 ‘더 데케이드’의 수록곡이 장식했다. 더블 타이틀곡 흔들리더라도 꿈을 놓지 않겠다는 ‘꿈의 버스’와 사랑 앞에서 뒤죽박죽이 되는 감정을 솔직하게 고백한 ‘인사이드 아웃’이 공개되자 객석의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영케이는 “여러분 덕에 앞으로 계속 걸어갈 힘을 얻는다. 함께해 달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양=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