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태평양지역 군사 활동을 견제하기 위해 최신 중거리미사일 체계인 ‘타이폰’을 일본에 처음으로 배치한다고 미 해군 전문 매체 USNI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SNI에 따르면 미 해병대는 일본 육상자위대와 합동훈련 기간인 오는 11~25일 혼슈 서남부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비행장과 주변 지역에 타이폰을 배치한다. 타이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 신형 요격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중거리 화기다.
토마호크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1600㎞로, 타이폰이 이와쿠니 비행장에 배치되면 중국 베이징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 지난해 4월 필리핀 정부가 북부 루손섬에 미군이 배치한 타이폰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중국 국방부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다만 타이폰의 일본 배치는 한시적으로 예정돼 있다. 일본 방위성은 “미국으로부터 타이폰을 일본에 영구적으로 배치할 계획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타이폰은 훈련 종료 이후 이와쿠니 비행장에서 철수하며 실사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 해병대는 일본에 타이폰을 배치하면서 ‘MQ-9 리퍼’ 드론 6기의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 운용을 무기한으로 연장했다고 USNI는 전했다. 지난해 8월 오키나와에 배치된 이 드론은 미군의 첨단 감시·공격용 장비로 ‘하늘의 암살자’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다만 미 해병대는 오키나와에서 이 드론을 무장하지 않고 감시·정찰 목적으로만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이 일본에 타이폰을 배치하고 정찰 드론 운용기간을 연장한 것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의 서태평양 군사 활동 확대를 견제할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 해군 잠수함은 지난달 동해에서 처음으로 공동순찰을 실시하기도 했다.
USNI는 “중·러 선박과 항공기는 일본 서남부 일대를 정기적으로 통과한다. 양국 군용 선박이나 폭격기의 합동작전도 이뤄지고 있다”며 “동중국해 북쪽 해상에선 대북 제재를 위반해 북한에 물자를 불법 수송하는 선박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