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 가뭄 극복을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공중화장실과 수영장 등의 운영을 중단했다. 전국 각지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릉시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2일 14.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 강릉은 피서 절정기 하루 10만~11만t씩 쓰던 생활용수 사용량을 8만5000t 안팎까지 크게 줄였다. 하지만 앞으로 50㎜ 이상의 비가 내리지 않으면 3~4주 이내에 오봉저수지 상수원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달 31일 식수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오봉저수지 저수율 15% 선이 무너지면서 수도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제한 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관내 공중화장실 47곳을 폐쇄하고 수영장 3곳 운영도 중단했다.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라 전국에서 온 71대의 소방차는 운반급수량을 늘려 하루 3130t의 물을 정수장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소방차들은 강릉 연곡정수장과 인접 시군의 정수장에서 취수해 홍제정수장으로 급수한다.
앞으로 살수차를 400대까지 늘려 하루 1만5660t의 물을 취수할 계획이다. 살수차는 강릉 도심 인근의 사천천, 섬석천, 연곡천 등 지방 하천 17곳과 장현, 칠성, 옥계 등 저수지 5곳 등 모두 22곳에서 물을 끌어모아 오봉저수지에 투입한다.
정부는 전날부터 행안부와 환경부, 강원도·강릉시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가뭄 대응 현장지원반 운영에 들어갔다. 현장지원반은 다양한 방식으로 물을 공급하고, 기부받은 물을 배분하는 등 직접 가뭄 상황을 챙긴다. 주민에게 지원할 생수 141만병도 비축했다. 전날 노인복지시설, 학교 등에 28만3000여병을 나눠줬다. 2차로 시민 전체에 지원될 예정이다.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과 우리금융은 이날 2ℓ 용량 생수 20만병씩 모두 40만병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했다. 취약계층을 비롯해 가뭄 피해로 생활에 불편을 겪는 강릉 주민과 소상공인들에게 차례로 공급될 예정이다. 광주시는 상수도사업본부가 생산한 ‘빛여울수’ 1만병,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100만병, 경기도 1만6000병을 지원했다. 제주도와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 22만7000병을 지원하기로 했다.
퇴직 소방공무원들도 시민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퇴직 소방공무원으로 구성된 재향소방동우회 강릉지회는 홍제정수장에서 급수지원을 하고 있다. 동우회 회원들은 홍제정수장에서 소방호스를 연결하고 차량을 배치하는 등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