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방중을 한반도 정세 주도 최적 카드 판단”

입력 2025-09-02 18:54 수정 2025-09-02 18:5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전용열차로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국가정보원은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한반도 정세 주도의 최적 카드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두고 중국의 지지 확보 및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정원이 정보위 비공개 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의도에 대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중 관계 복원을 통한 대외 운신 폭 확대, 중국의 경제적 지원 견인, 우크라이나 종전 헤징 등 러시아 편중외교 탈피를 방중 배경으로 꼽았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천안문에 서서 냉전기 ‘삼각 연대’를 재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중 정상회담과 북·러 정상 간 만남도 이뤄질 것으로 봤지만 북·중·러 정상회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의원은 “북·중·러가 한꺼번에 모여 회담할 경우 국제사회에 던지는 군사안보적 효과가 있을 수 있기에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국정원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다자외교 데뷔전을 치르는 김 위원장이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파격 행보로서 향후 과감한 대내외 조치에 나설 소지는 있다는 판단이다. 북한이 전향적인 새로운 국가 발전 노선을 제시하거나 방러 카드를 저울질할 것으로 국정원은 관측했다. 북·미 관계와 관련해선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선뜻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태도를 주시하며 접촉 기회 마련을 모색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봤다.

김혜원 송경모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