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소년 덮친 해외 직구 마약, 뿌리부터 차단해야

입력 2025-09-03 01:10
마약류 등 위해성분 검출된 해외직구식품. 연합뉴스

해외 ‘직구(직접 구매)’라는 새로운 마약 유통 경로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마약을 손쉽게 구매하고, 해외에서 택배로 받는 방식이다. 마치 온라인 쇼핑하듯 익숙한 방식으로 마약을 접하게 되면서, 청소년들이 죄의식 없이 마약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단속 강화 등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류 성분 함유가 의심되는 해외 직구 식품 50개에 대한 기획 검사를 실시한 결과, 42개 제품에서 마약류 또는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성분이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실제로 특송 물품·국제우편을 통한 마약류 반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특송 화물·국제우편을 이용한 마약류 적발 건수는 655건으로, 전년 대비 25.6% 늘어났다. 해외 직구가 마약 유통 경로로 빠른 속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용자가 대부분 청소년들이라는 데 있다. 대검찰청 ‘2024 마약류 범죄 백서’의 연령별 단속 현황에 따르면, 2030세대가 2023년 전체 마약류 사범 중 60.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0대 마약류 사범도 2022년 481명에서 2023년 1477명으로 207.1% 급증했다. 인터넷과 SNS에 익숙한 청년층일수록 마약 접근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해외 직구와 SNS 활성화로 마약류에 대한 정보가 10∼20대 사이에서 쉽게 공유되고, 마약류에 처음 노출되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2일에는 해외 직구로 들여온 마약으로 ‘환각 파티’까지 연 대학생·고교생 등 3명이 부산세관에 적발되기도 했다.

정부는 해외 직구를 통한 마약 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들이 마약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마약 예방 교육을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 치료와 재활에도 만전을 기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