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야학 교실서 드린 새벽예배… 은혜의 요새로

입력 2025-09-06 03:02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 11:25~26)


매년 사순절이 되면 마음에 떠오르는 말씀이 있습니다. 2000여년 전 이스라엘 베다니에서 부활이요 생명인 예수님이 깊은 슬픔에 잠겨있던 마르다에게 한 질문입니다. 어느 아침 묵상 시간 이 말씀이 내게 주는 질문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1984년 2월 대학원 석사 과정에 들어가며 서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도움을 준 지인께서 세 가지를 말씀했습니다. 담배를 피우지 말고 친구를 사귀지 말며 교회에 출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를 지키고 공부에만 집중하면 유학과 취업에도 도움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귀한 제안에 흔들린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교회 예배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도움을 준 분과 독립적으로 지내기로 하면서 숙식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울산에 계신 부모에게 상의할 수도 없고 스스로 해결하기도 힘든 문제였습니다. 기도하면서 지낼 곳을 찾던 중 한 야간 중학교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됐습니다. 수업이 끝난 빈 교실에서 책상을 붙이고 잠을 청했습니다. 잠자리는 불편했지만 새벽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찬송했던 그 교실은 곧 하나님의 요새요 산성이었습니다.

1984년 고난주간에 오늘 본문을 묵상했습니다. 마르다에게 한 질문이지만 그날 아침만큼은 예수님이 직접 내게 질문하는 것 같았습니다. “승회야, 이것을 네가 믿니”란 질문이 매우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저 역시 마르다처럼 “예수님은 주요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내 손을 꼭 잡고 계신 분입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70여일간 야간 중학교에서 일하며 숙식을 해결했습니다. 이 기간에 아침 말씀 묵상을 통해 질문하고 위로하는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이때 받은 은혜는 오늘날까지 제 삶의 기둥이 됐습니다.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묘비 이야기를 합니다. “죽기를 원했지만 죽지 못하고 살다가 이제야 죽노라”라고 새겨지면 좋겠다고 합니다. 부활이요 생명인 예수님에 대한 믿음으로 죽었지만 살아있는 제자가 되길 소원합니다. 오늘도 나를 찾아와 질문하는 예수님의 위로가 제 삶과 꿈의 동력입니다.

<약력> △행이사이 그리스도의교회 섬김이 △한국기독교대학신학대학원협의회 서울지역회 부회장 △디아코이노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