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위해 탑승한 특별열차 ‘태양호’는 방탄 기능과 박격포 등 무장을 고루 갖췄다. 이날 오후 북한에서 출발한 열차는 20여시간을 달려 2일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출발했다면 신의주 구간(225㎞)을 거쳐 북·중 접경에 도착한 뒤 압록강 조중우의교를 통해 국경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접경 도시인 랴오닝성 단둥과 수도 베이징을 연결하는 1133㎞의 철도 노선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단둥에서 출발한 특별열차는 선양과 산해관, 허베이성 탕산, 톈진을 거쳐 베이징에 도달한다. 평양을 기준으로 베이징까지 1300여㎞를 이동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19년 1월 방중 당시에도 단둥을 통과한 뒤 선양역에 도착했다. 이후 쑹타오 당시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의 환영을 받고 출발해 이튿날 오전 베이징역에서 내렸다.
태양호는 철로 위의 요새로 불린다. 객차 외벽은 두꺼운 철판으로 덮여 있고, 창문과 바닥도 방탄 특수 설계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 내부 규모는 전용차를 실을 수 있을 만큼 넓다. 지난해 여름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수해 현장을 방문했을 때 공개된 사진에선 열차 안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한 대가 놓여 있었다.
태양호에는 집무실과 전용침실, 식당칸도 별도로 있다. 집무실 내부에 회의용 긴 탁자와 전화기 여러 대가 놓여 있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었다. 위성통신을 위한 첨단 장비와 데스크톱 모니터, 노트북 등도 탑재돼 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