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갤러리 가고시안도 ‘팝업 전시’로 서울 공략

입력 2025-09-03 00:05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한 무라카미 다카시.

2022년 프리즈 아트페어의 서울 상륙을 전후해 페이스, 타데우스로팍, 화이트큐브 등 세계적인 갤러리들이 앞다퉈 서울에 지점을 냈다. 세계 5대 ‘메가 갤러리’인 가고시안은 지난해부터 팝업 전시를 통해 경쟁에 대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페이스와 세계 1, 2위를 다투는 가고시안은 앤디 워홀, 무라카미 다카시,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 등을 전속 작가로 거느리고 있으며 연매출만 1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미국 작가 데릭 애덤스로 한국 첫 전시를 연데 이어 올해는 일본 팝아트 작가 무라카디 다카시를 들고 나왔다. 무라카미의 한국 갤러리 전시는 2013년 삼성미술관 플라토 개인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와 같은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의 프로젝트 공간 APMA 캐비닛을 사용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미국 작가 마크 브래드퍼드 개인전과의 시너지를 노렸다.

무라카미는 2일 개막에 앞서 언론에 공개한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에서 아이콘이자 가장 인기가 높은 꽃 모티프의 작품을 내놨다. 대표 이미지인 ‘활짝 웃는 꽃’은 무리카미가 미대에서 전공한 일본화 전통에서 영감을 받았다. 1995년 처음 등장한 해당 모티프는 전통 기법과 대중적 이미지, 특히 애니메이션과 만화에서 차용한 시각적 요소, 강박적 성향의 하위문화 현상인 오타쿠, 그리고 ‘귀여움’을 뜻하는 ‘카와이’ 감성을 평면 위에 복합적으로 융합한 ‘슈퍼플랫’ 미학과 닿아 있다.

작가는 “‘플랫(평평함)’은 동양화의 평면적 전통에서 착안했다”며 “인공지능(AI)이 탄생하면서 모든 사람이 지식 앞에서 평평해지는 사회가 나타나 플랫함의 가치가 재소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11일까지.

글·사진=손영옥 미술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