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일 오후 특별열차를 타고 평양을 출발했다. 정식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방중 일정에 아내 리설주와 딸 김주애의 동행 여부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베이징 방문 때마다 아내와 동행했지만 리설주의 최근 행보를 보면 불참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김주애가 최근 주요 행사에 동행한 만큼 리설주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1일 오후 특별열차 편으로 북한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리설주의 방중 동행에 관해선 “그간 한 번 빼고 다 동행했다. 이번에도 동행해서 부부 동반 행사 등에 나설지가 주목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리설주는 김 위원장의 네 번의 방중 일정 중 다롄 방문(2018년 5월)을 제외한 모든 일정에 참석했다. 전부 이번과 같은 베이징 방문 일정이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아내와 함께 있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어할 수 있다. 정상회담 이후 오·만찬 일정과 주요 시설 방문 때 아내를 대동하는 방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아내 펑리위안 여사와 리설주가 여러 차례 만난 적이 있다는 점도 참석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두 사람 다 유명 가수 출신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리설주의 행보가 변수다. 리설주는 1년6개월간 모습이 포착되지 않다가 지난 6월에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신 김주애가 리설주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김주애가 최근 국제무대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리설주가 가지 않는다면 김주애가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주애는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행사 때에도 김 위원장과 함께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 외교 행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의 수행단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 위원장의 외교 행보를 수행한 동생 김여정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상은 방중에 동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가장 최근 해외 일정인 2023년 9월 방러 때도 수행단에 포함됐다. 이 밖에 박태성 내각총리, 김덕훈 당 비서 겸 경제부장,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여권 인사는 “지도부가 다 나와서 사고가 나면 안 되기 때문에 (김여정 등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는 경계가 강화됐다. 단둥역 인근과 압록강철교 인근 호텔은 외국인 투숙이 금지됐다. 베이징 북한대사관 주변에는 전투복 차림의 경무장 군인들이 투입돼 주변을 순찰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군사훈련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중단돼야만 북한이 남한과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상 최예슬 기자,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