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기반 당심·외연 확장 사이 딜레마에 빠진 장동혁

입력 2025-09-01 18:58 수정 2025-09-02 00:09
김민석(왼쪽) 국무총리가 1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취임 인사차 국회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김 총리와 장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을 포함한 협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병주 기자

전당대회 내내 강성 당심에 호소해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심과 외연 확장 사이 딜레마에 처한 모습이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극우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반탄(탄핵반대) 지지층에 힘입어 당대표 자리를 거머쥔 만큼 당심을 마냥 외면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왼쪽으로 움직이는 보수가 아니라 중도에 있는 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보수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중도 민심에 소구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장 대표가 중도 확장 의지를 나타낸 것 아니냐”며 “이젠 지방선거 등 현실적 문제를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이전의 (강성) 발언은 선거용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민심 속으로 들어갈 때”라고 했다.

강경 일변도였던 장 대표의 스탠스 변화는 당직 인선에서도 묻어났다. 장 대표는 사무총장에 재선 정희용 의원, 정책위의장에 4선 김도읍 의원을 임명했다. 장 대표는 특히 중도 성향의 정책통인 김 의장 인선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계파색이 옅고 당내 소통이 원만한 합리적 인사로 꼽힌다. 소장파 사이에서도 “예상 밖으로 잘한 인선”(김용태 의원), “극우 색채를 중화하려는 노력이 보인 인선”(김재섭 의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대 기간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말했던 장 대표는 지난 29일 연찬회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결정을 하겠다”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어게인’ 세력의 대표 주자인 전한길씨에 대해서도 “당 밖에서 싸우는 의병”이라며 당직 인선에 선을 그었다.

다만 강성 지도부와의 메시지 조율은 난항이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수많은 국민은 여전히 탄핵이 정당치 않다고 주장한다”며 윤 전 대통령 내외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에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도부와 합의된 내용이 아니다”며 “국민적 상식과 합리성, 보편성의 기준에 맞춰 판단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유튜브 수십만 조회수가 나올 정도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장 대표가 이를 어떻게 중화할지 고민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회동하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을 포함한 협치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변인은 “양자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의 단초가 됐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