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캡틴 손’ 시대가 막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손흥민(LAFC)의 주장직 교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 감독은 1일 미국·멕시코와의 평가전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주장 교체 가능성에 대해 “월드컵까지 남은 10개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지난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건 앞으로 팀이나 선수들의 변화 가능성을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장 교체설’과 관련한 유보적 태도를 유지한 것이다.
앞서 홍 감독은 지난달 25일 소집명단 발표 당시 주장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주장 관련 질문에 “개인을 위해서, 팀을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다. 시작부터 ‘바꾼다, 안 바꾼다’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꾸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간판인 손흥민은 7년째 ‘최장수 캡틴’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U-23 대표팀 주장으로 금메달 획득에 앞장섰고, 그해 9월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주장으로 낙점됐다. 그사이 사령탑이 바뀌었지만 주장 자리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손흥민이 내년 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찰 것이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원정길에 손흥민과 만나는 홍 감독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최종적으론 내가 결정하겠지만 모든 구성원과 선수 본인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2002 한일월드컵을 두 달 앞두고 주장을 맡았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10년간 몸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를 지난달 떠나 내년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로 향했다. 사실상 마지막이 될 월드컵에 모든 걸 쏟아붓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이날 손흥민은 홈 데뷔전에서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 뛰었지만, 골대 불운으로 2경기 연속골 사냥에 실패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