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장 임명을 대가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금거북이를 건넸다는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이배용(사진) 국가교육위원장이 1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건희 특검은 조만간 이 위원장을 불러 금거북이 선물의 대가성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국가교육위원장을 사임하고자 한다”며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의 사실 여부는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에게 10돈짜리 금거북이를 건넨 의혹을 받는다. 금거북이 10돈의 시세는 약 700만원이다. 앞서 특검팀은 경기도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씨를 압수수색하던 중 최씨가 운영하는 요양원 사무실 금고에서 금거북이와 이 위원장의 자필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에는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당선을 축하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위원장을 소환해 자필 편지 작성 경위와 금거북이를 건넨 이유, 추가 금품을 전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국가조찬기도회 부회장이다.
특검팀은 지난 28일 이 위원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김형근 특검보는 “특검 수사의 본질은 선출되지도, 법에 의해 권한이 부여되지 않은 사인이 대통령실 자원을 이용해 대한민국 법치 시스템을 파괴한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여사는 영부인 신분으로 공무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단순히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뇌물죄로 형사처벌하기 어렵다. 다만 특검팀이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공모해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증명하면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 뇌물죄는 일반적으로 특가법상 알선수재보다 형량이 세다.
특검팀은 2일 이 회장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사 출신인 박 전 실장은 김 여사에게 2022년 3월 6000만원대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등 고가의 장신구를 선물한 이 회장의 맏사위다. 이 회장은 특검팀에 사위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목걸이와 함께 인사 청탁을 했다고 특검팀에 자수서를 제출한 바 있다.
박재현 차민주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