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군비경쟁 속 방산 신흥강자는 한국·튀르키예

입력 2025-09-01 18:41 수정 2025-09-02 00:11
한국 육군의 K-2 전차가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 알하므라 훈련장에서 진행된 한·UAE 연합훈련에 참가해 기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첨단무기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튀르키예가 방위산업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1일(현지시간)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은 국가적 자부심을 높이고 군사력을 과시하는 행사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국의 최신 무기를 잠재적 구매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전차와 야포, 전투기, 드론에 대한 세계적 수요는 강하다. 그 호황을 한국과 튀르키예가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3월 발간한 ‘20 24년 국제 무기 거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2020~2024년 사들인 무기 가운데 미국산이 64%로 가장 많았고, 한국산과 프랑스산이 나란히 6.5%로 뒤를 이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전차·야포 수출량에서 미국을 앞질렀다”며 “한국은 전투기 시장에서 미국·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 수출국”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방산의 급성장을 보여준 사례는 2022년 폴란드와 체결한 초대형 무기 수출 계약이다. 폴란드는 한국산 K-2 전차 180대와 K-9 자주포 672문, K-239 다연장로켓 ‘천무’ 288문, FA-50 경전투기 ‘파이팅 이글’ 48대를 도입하며 계약 규모를 총 220억 달러(약 30조6000억원)까지 순차적으로 늘렸다.

한국은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 달러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루마니아와 10억 달러어치 K-9 자주포, 페루와는 4억6000만 달러 상당의 군용 선박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2위 무기 수출국인 러시아는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우선 배치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냉전 이후 상실한 무기 생산 능력을 회복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한국은 나토 표준 군사 장비를 빠르고 경쟁력 있는 가격에 생산한다”고 평가했다. 민관의 긴밀한 협력과 조선업 경쟁력도 한국 방산의 강점으로 꼽혔다.

튀르키예는 군용 드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민간 방산기업 바이카르의 ‘TB2’ 드론은 우크라이나·중동 전장에서 성능을 입증해 30여개국에 수출됐다. 튀르키예의 무기 수출 규모는 2020년 20억 달러에서 지난해 70억 달러 이상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