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1.3% 늘어 역대 8월 중 최대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품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덕분이다. 다만 최대 교역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관세 부과 여파로 12% 급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발표한 수출입동향에서 8월 수출액이 58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늘었다고 밝혔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 선박 3대 품목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수입액은 518억9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4.0% 줄었다. 8월 무역수지는 65억1000만 달러 흑자였다.
반도체 수출이 151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27.1% 늘며 지난 6월(149억7000만 달러)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사상 최고기록을 달성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투자 확대로 HBM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메모리 반도체의 고정 가격도 안정세에 접어든 결과다.
두 번째로 큰 수출품목인 자동차는 55억 달러를 수출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8.6% 증가했다. 역대 8월 최고 실적이다. 미국의 25% 부품 관세 여파로 미국으로의 수출은 감소했지만 유럽연합(EU) 등으로의 수출 확대가 이를 상쇄했다. 선박 수출도 지난 2022~2023년 고가로 수주한 선박의 납품이 이어지면서 11.8% 증가한 31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6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87억4000만 달러로 2023년 8월(89억 달러) 이후 처음으로 9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관세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3.1%), 일반기계(-12.5%), 철강(-32.1%) 등의 수출이 둔화한 탓이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110억1000만 달러로 2.9% 줄었다.
대체로 선방했지만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반도체 관세율을 확정하면 그동안 무관세 혜택은 사라진다. 서가람 산업부 무역정책국장은 “반도체·의약품 등에 추가 조치가 예고돼 있고, 범위 확대나 관세율 변경 가능성도 있어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고 설명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