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때문에”… 제주 해수욕장 내년에 더 일찍 개장 전망

입력 2025-09-02 00:28
제주 도내 12개 지정해수욕장이 폐장하는 지난달 31일 오후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이 평소 주말보다 찾는 이가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제주 해수욕장 개장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제주도는 더위가 강해지는 기후 변화 추이를 고려해 내년에는 지정해수욕장을 조기 개장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 올해 도내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정식 개장일보다 일주일 빠른 6월 24일 문을 열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 해수욕장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무더위로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해수욕장협의회를 통해 개장 시기를 6월 중순 정도로 앞당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는 평균기온이 17.8도로, 1973년 기상 관측망 확충 이후 가장 높았다.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도 역대 가장 많은 해로 기록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보름 빠른 6월 17일에 첫 폭염특보가 발령됐고, 열대야는 지난해보다 9일 빠른 6월 20일에 첫 발생했다.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해수욕장 이용객은 크게 늘었다. 제주도가 개장일부터 31일 해수욕장 폐장일까지 이용객을 집계한 결과, 12개 지정해수욕장 이용객은 총 144만8500명으로 전년 대비 31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3만4065명보다 27% 증가한 규모다.

도는 무더위와 개장 기간 연장, 시설 이용료 균등화 방침이 이용객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욕장별 이용객은 함덕해수욕장이 70만3064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42만5595명)보다 65% 늘었다. 이어 협재 14만4845명, 중문색달 11만880명, 금능 11만343명, 이호테우 8만7087명 순으로 나타났다. 김녕, 중문색달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수욕장에서 이용객이 늘어났다.

제주도는 폐장 후에도 해수욕장에 안전관리요원을 2주간 배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해 나갈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올해 해수욕장 조기 개장이 관광 수요 선제 대응과 지역관광 활성화에 큰 효과를 가져왔다”며 “앞으로도 가성비 높고 안전한 제주 해수욕장을 만들어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