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하는 경찰선교회’ 작은 교회 찾아 섬김 사역

입력 2025-09-02 03:03
서초경찰기독선교회 소속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31일 서울 성동구 사랑교회에서 찬양을 부르고 있다. 서초경찰기독선교회 제공

31일 서울 성동구 사랑교회(이상철 목사). 장로인 배형규(57) 서초경찰서 강력1팀장이 예배 준비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교회에서는 서초경찰기독선교회(회장 양성문 경위)의 열 번째 순회예배가 열렸다. 선교회는 규모가 작은 교회를 돌며 함께 예배드리는 순회예배를 이어오고 있다.

2021년 서초경찰기독선교회에 가입한 이후 첫 예배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있는 배 팀장은 “강인한 경찰의 이미지 때문인지 제복을 입고 교회에 들어서면 때때로 교인들이 깜짝 놀라기도 한다”며 “그러나 예배가 시작되면 우리가 방문한 교회의 교인들과 선교회원들이 신앙공동체 안에서 하나가 된다”고 웃었다.

이날 선교회 회원들이 하나둘 예배당을 향해 이동하자 복도에 있던 사랑교회 교인들은 간식이 담긴 꾸러미를 건네며 환영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봉사자들이 간이의자를 창고에서 꺼내 배열하고 있었다. 40여개 좌석이 있는 예배당에는 금세 정복을 입은 경찰들로 가득했다.

35년째 사랑교회에 출석하는 이승신(48) 집사는 “덥고 습한 날씨에 휴일까지 반납하고 우리 교회를 찾으셔서 무척 감사하다”며 “복도까지 사람이 가득한 모습을 보면서 담대하게 세상으로 나가 전도해야겠다는 도전을 받았다”고 말했다.

선교회는 3년 전 서울 관악구 서울제일교회(김용주 목사)를 시작으로 분기마다 순회예배를 드린다. 선교회는 미자립교회나 20인 내외의 소형교회를 찾는다. 평소 경찰 복음화를 위해 노력했던 선교회가 작은교회 살리기에 나선 셈이다.

서초경목실장 이상형 목사는 “시민을 지키는 경찰이라는 직업적 소명이 한국교회를 지키는 사명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교단과 지역, 대상을 초월해 예배드릴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어디든 찾아간다.

이날 선교회장인 양성문(51) 경위는 ‘오병이어 행진과 유치장 선교’를 제목으로 간증을 나눴다. 2018년부터 서초경찰서 유치장 관리 업무를 맡은 양 경위의 일터는 ‘복음의 사각지대’다. 이곳은 교도소 수감자와 달리 관리자의 통제를 받지는 않지만 일반인처럼 자유롭게 생활할 수도 없는 곳이다.

그가 유치장에서 만나는 청년들은 지인의 요청으로 운반했던 상자 안에서 마약이 발견돼 누명을 쓴 이도, 도박에 빠져 횡령 절도 사기 등으로 청년 시절을 잃어버린 이도 있었다. 양 경위는 “유치장은 형벌을 선고받기 전 절망 속으로 떨어지고 있는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며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기에 좋은 황금밭에서 상담하며 복음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회예배를 열 차례 정도 진행하다 보니 동역자도 늘었다. 이날 찬양은 선민교회 청년들이, 특별찬송은 광진경찰기독선교회가 함께했다. 수원 보배로운교회(류철배 목사)와 토브 앙상블 등은 헌금과 기도 등으로 선교회 사역을 돕고 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