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공의 복귀… 다시는 의료 공백으로 환자 희생 없어야

입력 2025-09-02 01:10
의대 정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났던 사직 전공의 상당수가 1일 업무 현장에 복귀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 상당수가 어제 의료 현장으로 복귀했다. 전공의 수련 시간 단축, 진료지원(PA) 간호사와의 업무 범위 조정, 교수 및 기존 복귀자와의 관계 회복 등 과제가 남아 있지만 그동안 불편을 겪은 국민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와 의료계는 의료 공백으로 인해 환자들이 희생되는 상황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각 병원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전공의들이 가세하면서 수술이 정상화돼 환자의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게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다. 전공의들의 부재 기간 동안은 입원 환자를 돌볼 여력이 부족해 수술 횟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격무에 시달렸던 교수들에게도 전공의 복귀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은 정부에서도 추진 중인 사안이지만 수련의 질 유지와 관련해 의료계 내 다른 목소리도 있는 만큼 조율이 필요하다.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워왔던 PA 간호사와의 업무 범위 조정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먼저 복귀했던 전공의 및 교수들과의 관계 개선도 중요하다. 병원 밖 일부 전공의들이 현장을 지킨 교수를 비난하거나 먼저 복귀한 전공의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일도 벌어졌던 만큼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공의들의 복귀가 병원 안정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료 정상화가 이뤄졌다는 뜻은 아니다. 이른바 ‘빅5 병원’을 포함한 주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엔 전공의가 70~80% 복귀했지만 지방 종합병원과 필수과 중에는 전공의 복귀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고질적인 지역·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환자들이 불안에 떨고 온 국민이 가슴을 졸이는 상황이 결코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