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요정도 배웠다”… K팝에 도전한 세계적 팝스타들

입력 2025-09-02 01:11

스파이스 걸스, 메건 더 스탤리언, 테일러 데인, TLC, 케샤, 카일리 미노그….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K팝 무대를 펼친다. 이 꿈같은 이야기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의 음악 경연 프로그램 ‘케이팝드(KPOPPED)’를 통해 현실이 됐다.

‘케이팝드’ 공개일인 지난 29일 화상으로 만난 이연규 PD는 “K문화의 매력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팝스타 섭외 과정에 대해선 “큰 어려움은 없었다. 호주 제작사에 기획을 처음 알렸을 때부터 긍정적 반응이 있었고, 출연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이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케이팝드’는 세계적 팝스타와 K팝 스타가 한 팀을 이뤄 서로의 히트곡을 재해석한 무대를 48시간 안에 완성해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유명 팝스타 라이오넬 리치와 이미경 CJ 부회장이 2021년 기획했고, 촬영은 한국에서 이뤄졌다.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인기를 얻은 가수 싸이가 진행을 맡았다.

K팝 아티스트로는 빌리, 있지, 케플러, JO1, 에이티즈, 스테이씨, 키스오브라이프, 블랙스완 등이 참여했다. 이 PD는 “K팝 아티스트들도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흥미롭게 받아들였고, 협업 과정 자체를 소중한 경험으로 여겼다”고 설명했다.

팝스타들은 K팝 문화 중 하나인 ‘엔딩 요정’(무대 마지막 순간 카메라가 특정 멤버를 클로즈업하며 마무리하는 방식)을 신선하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 PD는 “처음엔 ‘몇 번 카메라를 보면 된다’고 했더니 ‘카메라를 보기보단 끝까지 관객과 호흡하겠다’며 이해하지 못하는 아티스트도 있었다”면서 “나중엔 오히려 ‘어느 카메라를 보면 되냐’고 먼저 물으며 즐기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주목할 무대로는 한국 걸그룹 있지와 영국의 스파이스 걸스의 협업 퍼포먼스를 꼽았다. 이 PD는 “각국에서 상징적인 두 그룹이 한 팀으로 무대에 선 모습이 인상 깊었다”면서 “이들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서로 눈 마주치는 순간을 집중적으로 편집하는 등 ‘교감’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