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6곳 “정년 연장보다는 재고용”

입력 2025-09-01 00:54

기업 10곳 중 6곳은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 방식과 관련해 ‘재고용’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재고용은 기업이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와의 기존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새로 근로관계를 체결해 고용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단계적인 정년 연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한 상황이지만 기업 대다수는 정년 연장보다 재고용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한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정년제를 운용 중인 전국 30인 이상 기업 1136개를 대상으로 ‘고령자 계속고용에 관한 기업 인식 및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61.0%가 고령자 고용방식으로 재고용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정년연장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32.7%에 그쳤다. 재고용을 선호하는 추세는 300인 미만 기업(61.5%)이나 300인 이상 기업(60.1%) 등 기업 규모별로도 큰 차이가 없었다.


재고용되는 고령자 임금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50.8%가 ‘퇴직 전 임금 대비 70~80% 수준’이라고 답했다. 재고용되는 고령자에게 퇴직 전과 동일한 임금을 줘야 한다는 응답은 19.7%에 그쳤다. 재고용 대상 고령 근로자 선정 방식을 두고는 ‘업무 성과나 결격사유 여부 등을 평가해 선별해야 한다’는 응답이 84.9%로 ‘희망자 전원 재고용’(15.1%)보다 많았다.

기업들은 법정 정년 이후 고령자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지원으로 고령 인력 채용 시 세제 혜택(47.7%)과 고령 인력 인건비 지원(46.3%) 등을 주로 꼽았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31일 “지나치게 높은 임금 연공 의존성과 한번 채용하면 직원을 내보내기 어려운 고용 경직성 부담이 기업의 고령 인력 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라며 “기업이 수월하게 고령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실효적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