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들은 내년 상업용 자동차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설치하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맨홀 추락 방지 장치 설치와 치매 환자의 재산 관리를 돕는 데도 정부 예산이 투입된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 이 같은 이색·체감사업이 20개 포함됐다. 총 4669억7500만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신규 사업은 15개다.
우선 정부는 5억원을 투입해 택시와 소형화물차를 모는 65세 이상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방지 보조장치’ 설치를 지원한다.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에 따른 급발진 사고를 방지하려는 취지로, 설치 비용의 최대 80%를 국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약 2000대가 지원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침수 우려 지역에 있는 20만7000개 맨홀에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일에도 1104억원을 편성했다. 폭우 시 맨홀 뚜껑이 이탈하면서 사람이 추락하거나 물에 휩쓸리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또 72억원을 들여 2005년 이전에 허가된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화재 연기를 감지하는 감지기 설치를 지원한다.
재산 관리가 어려울 수 있는 치매 환자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에도 19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치매 환자 본인 또는 후견인의 의사에 따라 신탁계약을 체결하면 국민연금공단이 치매 환자의 의료비 지출 등 재산 관리를 지원한다. 늘봄학교 맞춤형 교실에 참여하는 초등학교 1·2학년생들에게 주 1회 국산 과일을 간식으로 주는 사업(169억원)도 추진한다.
이 밖에 ‘반값 여행’ 사업에 65억원을 배정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 인구감소지역 20곳을 여행하는 10만 팀을 선정해 여행경비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식이다. 1인 여행일 경우 최대 환급 한도는 10만원, 2인 이상일 경우엔 20만원이다.
849억원을 투입해 독감,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무료 예방접종 대상도 확대한다. 독감 무료 접종은 만 13세 이하에서 14세 이하로 확대한다. HPV는 이제까지 남성을 무료 접종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12세 남성을 추가했다.
소백산·북한산 등 국립공원에는 ‘숲 결혼식장’을 조성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예비부부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취약계층의 화장 비용도 지원한다. 교통법규 위반자가 경찰서를 찾지 않고 QR코드로 위반 영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