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 ‘슈퍼위크’ 개막… 반서방 세력 속속 집결

입력 2025-08-31 18:57 수정 2025-08-31 23:55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1일 톈진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TASS연합뉴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31일 중국 톈진에서 개최되며 중국 외교 ‘슈퍼위크’의 막이 올랐다. 3일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열리는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서 정점에 이를 이번 기간에 중국은 미국 등 서방에 맞서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SCO 정상회의 환영만찬에서 “SCO가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힘을 결집해 인류 문명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도 이날 SCO 정상회의 참석차 톈진에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은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러·중 협력 관계가 세계를 안정시키는 힘”이라며 “양국은 공정한 다극적 세계질서 구축이라는 비전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톈진 영빈관에서 모디 총리,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등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했다. 그는 국경 분쟁으로 불편한 관계였다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서 “선린우호적 동반자가 돼 ‘룽샹궁우’(용과 코끼리의 춤)를 실현하는 게 모두에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틀간 열리는 SCO 정상회의에서 반서방 세력 결집 효과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모디 총리가 불참하는 3일 전승절 열병식에선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천안문 망루에 올라 사열하는 장면이 가장 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국제무역 의존도가 높아 그동안 한·미·일에 맞서 북·중·러 삼각 연대 구도로 비치는 것을 경계해 왔지만 이번에 전환점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중국 외교 슈퍼위크에 중국을 방문하는 해외 정상급 지도자는 30명이 넘는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을 뒤흔들고 무역전쟁을 벌이는 시기에 중국은 스스로를 안정적이고 강력한 대안적 지도자로 내세울 무대를 마련했다”고 짚었다.

다만 크고 작은 암초도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9일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긴장 고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일방적 현상 변경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SCO 정상회의와 전승절 열병식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자국 시위 사태를 이유로 방중 일정을 취소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