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동시에 권성동 체포안 시동… 야 “야당 탄압” 반발

입력 2025-08-31 18:45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연찬회 참석 도중 외부에서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당일 오후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시스

9월 정기국회 개막과 함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 절차가 진행되면서 국민의힘이 “비열한 야당 탄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검 수사에 국민의힘 반발이 거세지면서 여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맞는 정기국회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각 부처에 주문했다.

권 의원은 31일 “최근 일부 언론과 특검, 더불어민주당은 제가 대선 기간 통일교를 방문한 사실을 침소봉대하며 요란 떨고 있다”며 “방문과 인사는 사실이나 금품 받은 일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통일교에서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권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 29일 특검팀에 권 의원 체포동의 요구서(체포동의안)를 보냈고, 법무부·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 접수 절차를 밟고 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에 따라 권 의원 구속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권 의원은 이미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밝혔지만 이와 무관하게 법적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 국회의장은 체포동의안을 받으면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하는데, 우원식 국회의장의 오는 3일 중국 전승절 참석 일정이 변수다. 정해진 시한을 넘길 경우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체포동의안이) 아직 국회로 넘어오지 않았다”며 “넘어오면 (우 의장이) 1일 보고하고 9일 표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9일은 우 의장이 중국 출장에서 돌아온 뒤 첫 본회의가 열리는 날이다.

만약 체포동의안이 1일 이후 국회로 넘어오면 9일 상정, 10일 표결을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10일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예정돼 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이 야당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제 체포동의안 표결로 덮으려 한다는 의혹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국민의힘 연찬회가 열린 지난 28일 “연찬회 진행 중 이재명 정권의 충견 민중기 특검팀이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습 청구했다”며 “괘씸하다. 비열하고 노골적인 야당 탄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지도부는 “권 의원 본인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한 상황에서 당이 무리해 막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아 고민”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통령실은 첫 정기국회 성과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정부 내 검찰 개혁 이견을 두고 이 대통령이 직접 토론을 주재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각종 개혁법안 처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칫 일방독주 프레임에 걸릴까봐 조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는 정부의 유능감을 보여줄 기회니 잘 준비하라”며 “철저히 대비해 국회 질문에 잘 대답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밝혔다.

이형민 정우진 윤예솔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