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은 예고편, 본편은 다음달에 ‘만사현통’ 김현지 국회 데뷔 임박

입력 2025-09-01 00:02
김현지(왼쪽)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 임웅순 국가안보실 안보2차장이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8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의 국회 공식 데뷔가 임박했다. 총무비서관은 정기국회 주요 일정의 참석 대상이다. ‘만사현통’이라고 회자될 만큼 대통령실 실세로 불리지만 공개된 정보는 거의 없어 여야 모두 그의 출석 일정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김 비서관의 국회 공식 데뷔전은 이르면 오는 3~5일 진행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결산심사 소위원회가 될 수 있다. 결산소위에는 기관별 차관급 인사가 출석해 국회 심사 내역에 대한 각 기관의 입장을 설명한다. 대통령실은 통상 예산을 총괄하는 총무비서관이 참석해 왔다. 윤석열정부 윤재순 총무비서관, 문재인정부 이정도 총무비서관, 박근혜정부 이재만 총무비서관 역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국회 결산소위에 출석했다. 다만 김 비서관의 출석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결산소위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국회가 심사하는 결산 내역은 윤석열정부에서 집행된 지난해 내역이어서 야당이 공세를 펴기가 쉽지 않다. 단순 국회 차원의 지적 사항, 기관 차원의 원론적 답변만 오갈 가능성이 크다. 소위는 공개 가능하나 생중계되지도 않는다.

‘본편’은 10월 진행될 국정감사가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운영위원회는 야당이 공세를 벼르는 곳이다.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주요 참모가 대거 출석해 야당 의원 질의에 답해야 한다. 야당 의원과 대통령실 참모가 설전을 벌이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현재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의 인사 실무도 공식 담당하고 있어 야당의 집중 공세가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 언론은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진 사퇴를 권유한 인물로 김 비서관을 지목했었다. 야당은 대통령실 인사시스템을 비롯해 현 정권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캐물을 전망이다. 국감은 국회방송 등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

국정감사 출석 명단은 여야 합의로 상임위에서 의결한다. 하지만 이전 정부 총무비서관들이 모두 매년 국감에 출석한 만큼 더불어민주당이 김 비서관 출석을 막을 명분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히려 불필요한 실세 논란만 키울 수 있다.

김 비서관은 1998년 이 대통령이 창립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한 뒤 30년 가까이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외부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베일에 싸인 ‘그림자 참모’로도 불린다. 학력과 나이, 재산 등 주요 정보 역시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