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프 만두’ 3개 4만8000원… 루이비통도 레스토랑 연다

입력 2025-09-01 00:17
루이비통이 1일 서울 강남구 ‘루이비통 메종 서울’에 문을 연 레스토랑 ‘르 카페 루이비통’의 모습. 루이비통 제공

루이비통이나 구찌 등 명품 브랜드가 잇따라 레스토랑을 열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해 명품 판매량이 감소하자 소비자가 비교적 ‘접근 가능한 사치’를 할 수 있도록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것이다.

31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1일 서울 강남구 ‘루이비통 메종 서울’에 첫 상설 레스토랑 ‘르 카페 루이비통’을 연다. 식기에 루이비통의 시그니처 패턴인 ‘모노그램’을 넣어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했다. 대표 메뉴 ‘비프 만두’는 3개에 4만8000원에 달한다. 만두 겉면에도 모노그램 문양을 새겼다. 오픈 전부터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선 오는 15일까지 전 시간대 예약이 이미 마감됐다.

오는 4일엔 구찌가 서울 강남구에 있는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를 재단장해 선보인다. 구찌는 브랜드 레스토랑을 피렌체·로스앤젤레스(LA)·도쿄에 이어 네 번째 거점으로 서울에 열어 화제를 모았었다.

한국 시장에서 식음료(F&B) 사업의 포문을 연 명품 브랜드는 에르메스다. 2006년 서울 강남구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지하에 ‘카페 마담’을 차렸다. 이곳을 찾는 소비자가 자사 접시와 찻잔 등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디올이 2015년 강남구, 2022년 성동구에 ‘카페 디올’을 열었다. 1만9000원에 달하는 아메리카노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 ‘인증샷’ 명소로 자리잡았다.

명품업계가 앞 다퉈 레스토랑과 카페를 여는 이유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수백만원짜리 가방 대신 10만원을 넘지 않는 식음료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매장은 일상에서 접하는 빈도가 높지 않지만 카페는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고, 명품의 이미지를 고급스러운 라이프스타일 차원으로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명품업계가 화장품·향수 같은 ‘스몰 럭셔리’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지난해 명품 화장품 매장 매출은 16~24% 증가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지난해 패션·가죽제품 부문 매출은 2.6% 감소했지만 향수·화장품은 1.8% 늘었다. 불황기에 저렴하면서도 심리적 만족을 주는 제품이 잘 팔리는 ‘립스틱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루이비통은 지난 29일 뷰티 컬렉션 ‘라 보떼 루이비통’을 공식 출시했다. 프라다 뷰티도 지난 22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핸드크림을 공개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