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하늘… 타들어 가는 강릉, 당분간 비 소식 없다

입력 2025-08-31 19:01 수정 2025-09-01 00:23
강원도, 강릉 가뭄 대책 긴급회의 개최. 강원도 제공

극심한 가뭄으로 자연재난 사태가 선포된 강원도 강릉지역에 설상가상으로 당분간 제대로 된 비 소식이 없어 주민들의 고통이 지속될 전망이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9월 첫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겠지만 정작 비가 필요한 강원 동해안에는 5㎜ 안팎의 적은 비만 올 것으로 예상됐다. 강원영동은 최소 9월 10일까지 비소식이 없어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강원 동해안은 9월 1일 낮에 5㎜ 안팎의 비가 오고 말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에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리겠지만 비구름대가 태백산맥 서쪽에 많은 비를 뿌린 뒤 약화해 동쪽으로 넘어오면서 산맥 동쪽은 강수량이 적겠다. 통상 영동 쪽은 동해 북부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에서 동풍이 불 때 많은 비가 내리는데 이런 모습이 나타나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상청 최신 중기예보를 보면 강원영동에 최소 9월 10일까지 비 예보가 없다. 9월 5일 오후부터 6일까지 수도권과 강원영서에 비가 내리겠지만 강원영동 등 나머지 지역은 흐리기만 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기상가뭄 1개월 전망에서 10월 5일 기준으로도 강원영동 일부에 ‘보통’ 수준의 기상가뭄이 발생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가뭄은 이전 6개월 누적강수량을 토대로 산출하는 표준강수지수가 -1 이하인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강수량이 평년 대비 65% 이하면 표준강수지수가 -1 이하로 떨어진다.

강원영동은 올해 들어 지난 29일까지 내린 비가 477.5㎜로 예년 같은 기간 강수량(960.1㎜)의 절반에 못 미친다. 강릉은 누적 강수량이 404.2㎜로 평년(944.7㎜)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4주 내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9.7%까지 떨어지며 10%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뭄은 동해안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원 삼척시·정선군·태백시 등의 5만5000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광동댐도 곧 가뭄에 들어설 전망이다. 광동댐 유역은 홍수기가 시작한 6월 21일부터 지난 27일까지 예년 같은 기간 강수량(548.7㎜)의 30% 수준인 166.0㎜의 비만 내렸다.

현재 전국 34개 다목적·용수댐 가운데 안동댐과 임하댐 가뭄단계도 ‘관심’이다. 안동댐과 임하댐 가뭄단계는 곧 ‘주의’로 상향될 전망이며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는 소양강댐과 충주댐도 가뭄단계가 ‘관심’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강릉=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