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공개된 이재명정부의 첫 예산안에서 증액 규모로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보건·복지·고용이다. 늘어난 재원은 아동수당과 생계급여 등 사회안전망 확충에 쓰인다. 미래 성장동력 육성과 ‘따뜻한 공동체’ 구축을 동시에 추진해 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다.
먼저 아동수당 지급 연령이 만 7세 이하에서 8세 이하로 확대된다. 기본 지급액은 월 10만원이다. 비수도권 아동에게는 5000원, 인구감소지역 아동에겐 1만~2만원을 추가한다. 특히 인구감소지역에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으면 1만원을 더해 최대 13만원까지 지원한다.
기초생활 보장을 위한 생계급여액도 오른다. 4인 가구 기준 월 207만8000원, 1인 가구는 82만1000원으로 각각 12만7000원, 5만5000원 인상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말에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수준인 6.51%(4인 가구 기준)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생계급여는 소득이 기준선(기준중위소득 32%)에 못 미치면 부족한 만큼을 정부가 채워주는 방식으로 지원된다.
부모들이 직장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와 대체인력 지원 단가가 인상된다. 주 10시간을 단축 근무하면 지원금은 22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오르고, 주 10시간 초과 단축 근무하면 15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뛴다.
또한, 지역화폐 사업에 1조1500억원을 투입해 24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뒷받침한다. 국비 지원 비율도 수도권은 2%에서 3%, 비수도권은 2%에서 5%, 인구감소지역은 5%에서 7%로 높였다. 인구감소지역 6개 군의 주민에게는 1인당 15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을 추진한다.
청년층 자산 형성을 위한 ‘청년미래적금’도 마련됐다. 윤석열정부 때 도입한 청년도약계좌의 장기 납입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다.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이자 중위소득 200% 이하 청년이 대상이다. 납입 한도는 월 50만원, 기간은 3년이다. 일반형은 납입액의 최대 6%(월 3만원)를, 중소기업 재직자는 최대 12%(월 6만원)까지 정부에서 보조한다. 무주택 저소득 청년에게는 월 20만원의 월세도 지원된다.
새로 도입한 대중교통 정액패스는 월 5만~6만원만 내면 최대 20만원까지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존 K-패스가 이용금액의 20%만 환급해 한 달 최대 6만2000원 지원에 그치지만 대중교통 정액패스는 이를 초과하더라도 2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이 보장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의 통상 대응을 위한 예산으로 2조7000억원 늘어난 4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타결된 한·미 통상협상 후속 조치 지원에 300억원에서 70배 확대된 2조1000억원이 쓰이고, 1조9000억원은 한·미 조선업 협력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통상 대응 금융 패키지에 투입된다.
한편, 내년 국방예산은 올해보다 8.2% 늘어난 66조2947억원으로 편성됐다. 2008년(8.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정부는 기후대응 차원에서 화석연료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발전설비 융자·보조 예산을 5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확대하고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업단지 조성 등에 올해보다 1조4000억원(50%) 많은 4조2000억원을 배정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