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를 끌고 ‘기회의 땅’ 아프리카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 상황이 녹록잖은 데다 불확실성마저 커지자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아프리카에서 신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2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이집트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뉴카이로 지역에 상설 전시장을 열었다. 아프리카에 세운 1호 판매 거점이다. GV60과 G80·GV70 전동화 모델을 판매한다. 내년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별도 주문을 통한 사전계약 형태로 내연기관차도 판매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이집트는 아프리카 전기차 산업의 가장 큰 성장 거점”이라며 “이번 출시는 브랜드의 아프리카 진출 확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알제리에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알제리 정부로부터 사전 영업 인가를 받았다. 이르면 2027년부터 생산이 가능하다.
일본 토요타는 내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전기차 3종을 출시하기로 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토요타는 남아공의 전력 공급 인프라가 충분치 않다는 판단으로 그동안 하이브리드차(PHEV 포함)만 판매했었다. 인도의 최대 완성차업체인 타타모터스 승용차 부문도 남아공 재진출을 선언했다. 타타모터스는 2019년에 승용차 사업을 철수한 뒤 상용차만 판매했었다.
중국 전기차업체들도 아프리카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1~5월 중국에서 아프리카로 수출한 전기차는 22만2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BYD(비야디)는 지난 4월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현지 업체와 협업해 우간다·케냐·모잠비크·짐바브웨·르완다·가봉 등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스티브 창 BYD 남아공 총괄은 “아프리카는 내연기관차 위주의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도약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지리차, 장성차, 광저우차, 샤오펑 등 중국 브랜드가 줄지어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업체가 아프리카로 향하는 배경엔 아프리카의 낮은 자동차 보급률이 자리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의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0명당 3대 정도에 불과하다. 기존 자동차 시장도 중고차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신규 등록되는 차량의 약 60%가 중고차다. 신차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지난해 아프리카 자동차 판매량은 약 141만대로 전년 대비 약 6% 늘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32만3000대로 2020년보다 151% 증가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는 아직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정부의 육성 의지가 강하다. 전기차업체에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