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에서 1년 만에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탈환에 도전한다. 한국 시장은 전통적으로 ‘국산 가전’이 강세를 보여왔지만, 로봇청소기에서만큼은 중국 업체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가전 시장에서 꾸준히 각광받는 ‘빌트인’ 디자인과 강력 스팀 기능을 내세워 국내는 물론 유럽시장까지 동시 공략을 목표로 한다.
LG전자는 다음달 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새로운 로봇청소기 제품을 공개한다고 28일 밝혔다. 신제품은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이다.
히든 스테이션은 주방의 ‘데드 스페이스’(문 뒤·코너 등 활용이 어려운 빈 공간)로 불리는 싱크대 걸레받이에 설치가 가능하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청소기가 스테이션 안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다. 날개를 회전시켜 오수를 배출하는 방식 대신, 공기압으로 배출하는 에어펌프를 사용해 스테이션 높이가 기존 50㎝에서 15㎝로 낮아졌다. 오브제 스테이션은 집안 인테리어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테이블 디자인으로, 침실과 거실 등 원하는 공간에 설치할 수 있다.
신제품은 세계 최초로 로봇청소기 본체와 스테이션에 모두 스팀 기능을 탑재했다. 청소 성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위생 관리의 편의성도 끌어올려 다른 제품과 차별점을 뒀다. 청소기 본체는 물을 끓여 실시간으로 스팀을 만들어 물걸레에 분사하고, 스테이션에서는 물걸레를 스팀으로 살균하는 방식이다. 세척 시 물의 오염도를 측정하고, 세척 횟수를 자동 조절하도록 탁도 센서도 적용했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사물인식 기술로 주행 능력도 대폭 향상됐다. 카펫과 카펫이 아닌 영역을 구분해 따로 청소할 수 있다. 다만 기존 중국 제품이 물걸레를 들어올린 채 카펫까지 한번에 청소하는 기능을 활용하는 반면, LG전자 제품은 스테이션에서 물걸레를 떼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밖에 음성 인식 기능이 추가돼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청소 시작해” “중단해” 등 명령어로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을 필두로 한 중국 제품 점유율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역시 1위 로보락부터 4위까지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한 상황이다. 곽도영 LG전자 HS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디자인과 업그레이드된 청소 성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