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4~6월) 가구의 실질적인 소비 활동을 보여주는 실질 소비지출이 1.2% 감소하며 4년 반 만에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외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컸고 실질소득도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3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은 1.2%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4분기(-2.8%) 이후 18분기 만에 감소율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0.7%)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고, 감소 폭도 커졌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와는 엇갈리는 통계다. 2분기 CCSI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으로 12.5포인트 급락한 뒤 4월(93.8)과 5월(101.8), 6월(108.7) 모두 전월 대비 상승했다.
소비심리는 개선됐지만 가구가 지갑을 여는 데까진 이어지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2분기에는 탄핵, 조기 대선, 미국의 관세 정책 등 국내외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컸다”며 “이런 복합적인 요인이 소비와 내수 회복을 지연시키는 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식료품이나 음식 등 필수 지출은 늘었지만 비교적 금액이 큰 내구재 지출에는 돈을 아끼는 모습이다. 실질 소비지출은 가정용품·가사서비스(-12.9%), 교통·운송(-5.3%)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 세부 항목 중에선 가전 및 가정용기기(-24.9%), 자동차(-15.8%) 등 내구재 지출이 크게 줄었다.
실질소득 정체(0.0%)도 소비를 짓누르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 경제활동의 핵심인 근로소득(-0.5%)과 사업소득(-1.9%)이 나란히 감소했다. 소득이 늘지 않고 소비가 줄면서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처분가능소득)은 1년 전보다 0.5% 포인트 떨어진 70.5%로, 4분기째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