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투어 돌입한 오승환 “영광… 예전 기억 떠올라 울컥”

입력 2025-08-29 01:41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끝판대장’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21년 프로 커리어의 마지막 여정을 시작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그는 28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구장에서 은퇴 투어에 돌입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경기 전 행사에서 오승환에게 달항아리를 선물했다. ‘끝판대장 그 역사에 마침표를 찍다’는 글귀를 담았다. 두산의 포수 양의지가 선수단을 대표해 오승환의 모습이 담긴 액자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오승환의 아내와 29개월 된 아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오승환은 행사 후 “공 던지는 것보다 더 긴장됐다. 예전 기억들이 떠올라 울컥했다”며 “잠실에서 한국시리즈를 많이 치렀다. 이곳 마운드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은퇴 투어는 KBO리그 44년 역사상 단 세 명만 누렸다. 투수로는 오승환이 처음이다. 앞서 이승엽과 이대호가 은퇴 투어를 치렀다. 오승환은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영광이다.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은퇴 투어를) 하게 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1군 11경기에서 홀드와 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8.31을 기록 중이다. 남은 시즌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돌부처’라는 별명답게 언제 찾아올지 모를 기회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전날 만난 오승환은 “평소처럼 선수단과 동행하며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남은 힘을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시즌 전 은퇴를 고민하진 않았다. 그는 “사실 작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욕이 컸다”며 “하지만 시즌 들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몸이 불편해지면서 은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라이온즈 불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은 여전했다. 오승환은 “외부 평가와 달리 우리 팀의 불펜은 우려보다 기대가 크다”며 “좋은 기량을 갖춘 젊은 투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오승환의 시선은 개인이 아닌 오로지 팀을 향해 있었다. 그는 “후배들과 팀이 순위 싸움에 한창인 가운데 집중해야 할 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지웠다”고 강조했다.

올해 남은 마지막 목표는 ‘삼성의 가을야구 진출’ 하나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삼성은 전날까지 5연승을 달리며 3위 SSG 랜더스를 한 경기 차로 쫓고 있다. 오승환은 “올해 팀이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는 것이 선수 생활 마지막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