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산업위기대응 심의위원회를 열고 석유화학 및 철강 산업 불황으로 지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충남 서산시와 경북 포항시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선제대응지역 지정은 지난 5월 전남 여수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특히 포항은 2022년 태풍 힌남노 피해 이후 3년 만에 다시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다. 지정 기간은 2027년 8월 27일까지 2년간이다.
정부는 두 지역에 긴급 경영 안정 자금 및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우대 등을 시행한다. 먼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연 3.71% 금리로 10억원 한도 대출(2년 거치 5년 만기)을 지원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연 2.68% 금리로 7000만원 한도 대출(2년 거치 5년 만기)을 제공한다.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비율도 대기업 설비 투자는 기존 4~9%에서 12%로, 중소기업 설비 투자는 8~15%에서 25%로 높인다.
정부는 앞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52억원 규모로 신설된 ‘지역 산업 위기 대응’ 사업도 병행한다. 여수·서산·포항 내 중소·중견기업에 이차보전(이자 지원) 및 전문 인력 양성 등 맞춤형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 지원과 별개로 석유화학·철강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사업 재편도 관건이다. 특히 벼랑 끝에 선 석유화학 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선 규제 완화와 현금성 인센티브 등이 포함된 ‘한국형 구조조정 패키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일PwC는 이날 ‘일본 석유화학 구조조정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본의 구조조정 경험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본 석유화학 산업은 1980년대 초부터 세 차례 위기를 맞았는데, 그때마다 정부의 구조조정 조치를 통해 과잉설비 해소와 고부가 전환, 글로벌 확장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특히 90년대 중후반 이뤄진 2차 구조조정 당시 일본 정부는 산업재생법을 도입해 합병·분할에 세제 특례를 주고 공정거래법 심사를 패스트트랙으로 돌리는 등 시장의 자발적인 체질 개선을 유도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 등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 공정거래 심사, 주식매수청구권, 세금 부담 등 제도 장벽이 높다. 보고서는 일시적 세금 유예·절차 축소에 그치는 현행 기업활력법을 일본처럼 실질 인센티브 중심으로 개편하고 더 강력한 규제 완화와 현금성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박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