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 “조선업체 지분 인수할 수도”… 마스가 연계 주목

입력 2025-08-28 18:46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국무회의에서 참석한 스콧 베선트(왼쪽)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EPAUPI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지분 인수가 필요한 산업으로 조선업을 꼽았다. 한국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대폭 확대하려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업체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이어서 향후 파급 효과가 주목된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인텔에 이은 엔비디아 등에 대한 지분 인수 의향을 묻자 “엔비디아는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 현재로서는 논의 대상이 아닌 것 같다”면서 “하지만 조선업처럼 우리가 재편하고 있는 다른 산업 분야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이 자급자족해야 하는 핵심 산업들”이라며 “지난 20~40년 동안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한국에서 선박을 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이 여기(미국)에서 우리 노동자를 이용해 선박을 만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며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를 약속했는데 이 중 1500억 달러를 조선업에 특화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선업 투자 패키지는 구체적 집행 방식이 명확하지 않아 양국 간 협의가 더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정부 보조금 지급의 반대급부로 반도체 업체 인텔의 지분 10%를 인수했다. 이 같은 기업 지분 인수를 놓고 경영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우려와 정부의 안정적 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는 상태다. HD현대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업체들이 미국 조선소 인수와 공동 건조 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조선업체 지분 인수를 실행할 경우 국내 조선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전날 CNBC방송에 출연해 “일본과 한국 자금, 다른 나라들의 자금으로 국가·경제 안보 기금이 조성되는 것을 여러분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미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자금을 댈 것”이라며 “이런 것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이용해 성사시킨 거래”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대미 투자 펀드의 상당액이 직접 투자가 아닌 대출이나 보증이라는 입장이어서 향후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 한 통상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전혀 합의된 바가 아닌 내용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