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은 野 만나려는데, 與 대표는… 기이한 엇박자

입력 2025-08-29 01:30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미국·일본 순방에서 귀국하자마자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의 회동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이미 전날 장 대표를 예방해 축하를 전하며 이 대통령의 초대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순방 중에도 “법적 절차를 거쳐 선출된 야당 대표와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회동 의지를 드러냈다. 중요한 외교 일정을 마친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만나 직접 결과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것은 우리 정치의 오랜 관행이었다. 성사될 경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 만남을 기피해 지난 정부에서 명맥이 끊겼던 대화 정치를 복원하는 의미도 갖는다. 양당 지도부가 새로 들어선 적절한 시점에 한·일 한·미 정상회담이란 좋은 명분이 갖춰진 만큼 여·야·정 협치의 물꼬를 터야 할 것이다.

이 기회를 과연 그렇게 살릴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기이하게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문이다. 우 수석이 장 대표를 찾아간 날 정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에게 묻는다’란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윤 어게인’ 세력이라 규정하면서 “비상계엄은 말로 싸우라는 의회 정신을 살해한 것이다… 나를 죽이려 했던 자들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웃으며 대화할 순 없다”고 적었다. 대표 취임 직후부터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 “협치는 없다” 같은 말을 공공연히 꺼낸 그는 이를 실천하듯 야당과 조우할 때마다 어색한 장면을 연출하더니, 급기야 대통령이 야당에 손을 내민 날 거꾸로 비난을 쏟아내며 엇박자를 낳았다.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해야 하는 여당 대표가 안정적 국정을 위한 대화 정치의 장애물처럼 돼버렸다.

이재명정부의 여야 대화가 정 대표로 인해 난항을 겪는다면, 지난 정부에서 윤 전 대통령이 대화를 기피한 것만큼이나 비정상적인 상황이 될 것이다. 정 대표는 ‘대통령은 국민을 보겠지만, 당대표는 당원을 보고 정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야당을 향한 대통령과 자신의 입장 차이를 “따로 또 같이”란 말로 표현하며 각자 역할이 다르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이는 당과 정부가 국정의 ‘원팀·원보이스’라고 강조하던 말과 정면으로 배치되며, 집권당을 내 편만 바라보는 편협한 정치에 빠뜨릴 위험이 크다. 새 정부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도, 다음 주 시작될 정기국회를 민생 해결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정 대표는 스스로 조성한 불통 정국을 속히 풀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