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범, 극단적 사상 심취… 탄창에 “트럼프 죽여라”

입력 2025-08-28 18:47 수정 2025-08-28 23:59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2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가톨릭 학교에서 한 모자가 서로 끌어안고 오열하고 있다. 이 학교 출신인 23세 트랜스젠더가 학교 성당에서 기도하던 학생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AP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27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 사건을 국내 테러 행위와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증오범죄로 간주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2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촛불 추모식에 참석한 두 어린이가 부둥켜안고 눈물 흘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CNN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쯤 학교 성당에서 새 학기 미사가 열리던 중 소총과 산탄총 등으로 중무장한 범인이 건물 외부 측면으로 접근해 창문을 통해 총격을 시작했다. 총격으로 성당 의자에 앉아 있던 8세와 10세 어린이가 현장에서 숨졌다. 부상자 17명 중 14명은 6세부터 15세 사이 미성년자이고 나머지 3명은 80대다. 부상자 중 어린이 2명은 위중한 상태다. 야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아이들은 기도 중이었다”고 말했다.

총격범 로빈 웨스트먼의 얼굴. 로이터연합뉴스

이 학교 출신인 로빈 웨스트먼(23)으로 확인된 총격범은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단독 범행으로 추정되지만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범인은 과거부터 극단적 사상과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드러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웨스트먼은 트랜스젠더로, 17세 때 여성적인 이름을 갖기 위해 법원에 개명을 신청해 로버트에서 로빈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가 범행 전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과 영상에는 총기와 폭력에 대한 집착, 자기 혐오와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반흑인·반유대·반종교적 메시지가 담긴 영상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는 문구가 적힌 그의 탄창. 로이터연합뉴스

CNN 분석가 존 밀러는 “웨스트먼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았고 범행을 장기간 준비한 정황이 보인다”며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사건 가해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글을 소총에 새겨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웨스트먼의 소총 탄창에는 ‘아이들을 위해’ ‘너의 신은 어디에 있나’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가 사격 표적지에 붙인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총격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며 “이 사건과 관련된 모든 분을 위해 나와 함께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1일까지 공공기관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조승현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