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꾸준히 자살예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살은 사회적 재난이라며 정책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특히 범정부추진기구를 설치, 운영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렸다. 정부가 바뀌고 나서 상당히 강력하게 자살예방을 강조하고 있어 큰 기대를 가지게 된다.
대통령이 자살을 사회적 재난이라고 한 것은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을 보면 1위가 암, 2위가 심장질환, 3위가 폐렴, 4위가 뇌혈관 질환이고 5위에 자살이 있다. 그리고 이후에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고혈압, 패혈증, 코로나19 등으로 나오고 있다.
자살로 죽는 사람이 당뇨병이나 고혈압으로 죽은 사람보다 많다. 심지어 교통사고 사망자와 비교하면 거의 5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즉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보다 자살로 죽은 사람의 숫자가 5배 이상 많다.
통계를 자세히 보면 더 놀라운 결과가 보인다. 10~30대에서 자살은 사망 원인 1위다. 40, 50대에서는 사망 원인 2위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이 있다. 20대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52.7%다. 20대 사망자 절반 이상이 자살로 인해 죽은 것이다.
이러한 비율은 10대 46.1%, 30대 40.2%에 달한다. 40대에서는 23.4%, 50대에서는 11.1%다. 젊은 사람들의 장례는 드물지만 장례가 많이 나타나는 50대에서도 10건 중 하나는 자살로 인한 장례다.
대한민국은 정상이 아니다. 병으로 인해 죽거나 사고로 죽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로 인해 죽은 사람이 이렇게 많다. 한 해 자살로 인해 죽는 사람의 숫자는 1만4000명 정도다. 1만3000명 수준에서 최근 빠르게 증가하며 1만4000명을 넘어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3년 자살 사망자는 1만3978명이었고, 2024년 잠정 자살 사망자는 1만4439명이다.
이 정도 되면 사회적 재난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다. 아니 국가적 재난이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자살 사망자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난이라고 하면 일회적인 일이다. 2014년 세월호나 2022년 이태원은 말 그대로 참사였다. 또는 산불이나 홍수 등으로 인한 자연재해도 있다.
참사든 재해든 이러한 것은 한 번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한 일로 사람이 죽고 다치는 것은 반복돼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홍수가 나 사람이 죽은 그 자리에 매해 동일한 일이 반복될 수는 없다. 그런데 자살은 매해 반복되고 있다. 매해 1만4000명가량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에서 자살은 ‘상시적 재난’이라고 부른다. 항상 우리 가운데 있는 재난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방법이 없지 않은데 대책이 없다. 정부의 역할은 소극적이고, 사회는 용납하고 있다. 각 개인은 무심한 척 방치하고, 공동체는 무기력하다. 그런 상태로 우리는 20년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하면서도 그 오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있다.
이 정부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대통령이 말한 것이 무심히 흘러가지 않는다면 많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 다음 달 10일은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다. 그리고 14일은 한국교회 생명보듬주일이다.
이때를 맞아 한 번 더 생명을 이야기해 본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그리고 실제적인 생명사랑을 실천할 때다. 나와 내 가족, 내 이웃이 함께 생명을 살리는 일에 절실히 매달릴 때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목회사회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