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5대째 크리스천 가정입니다. 가족 중에는 평생을 복음 전파에 헌신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큰아버지 한 분은 캐나다에서 목회 사역을 이어가시다 오랜 염원이었던 C국에서 선교사로 섬기셨고, 또 다른 큰아버지는 우간다에서 30년 동안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제 사촌 중에도 목회자의 길을 걷는 이가 둘이나 됩니다.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복 받은 가정이네요”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저는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살지 못했습니다. 신앙의 뿌리는 점점 메말랐고, 성경공부 권유엔 “저는 이런 집안에서 자랐습니다”라는 말로 피해 다녔습니다. 교회에 깊이 관여할 것 같으면 슬그머니 거리를 두었고 주일예배 참석조차 습관처럼만 이어갔습니다. 코로나19를 핑계로 교회와 완전히 멀어진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주신 첫째 아들이 제 마음을 뒤흔드는 한마디를 했습니다. “아빠, 우린 왜 교회 안 가?”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무너진 신앙, 방치된 영혼, 아버지의 책임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집 근처 교회를 찾아서 다녔습니다. 그러나 제 오랜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교인이라면 꼭 들어야 한다는 성경 공부도, 목장 참여도 피했습니다. 어느 날 담임목사님의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성경 공부, 이번에 꼭 해보세요.”
그때 아내 뱃속엔 둘째가 있었습니다. 임신을 핑계 삼아 빠져나가려 했지만, 목사님 권면과 함께 마음 한편이 조금 다르게 움직였습니다. ‘이번에 한 번 들어볼까.’ 그렇게 아내와 함께 제 인생 최초의 성경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하나님께서는 조금씩 제 마음을 여셨습니다.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주일 성경 공부 도중 뜻밖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교회 집사님들이 저희 부부를 위해 ‘베이비 샤워’를 준비해 주신 겁니다. 아이를 위해 축복송을 불러주시고 진심 어린 기도를 해주시며 사랑으로 감싸 안아주셨습니다.
그 사랑은 저를 목장으로 이끌었습니다. 목장 안에서는 더 큰 사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사랑이 바로 이것임을 느꼈습니다. 그 안에서 둘째가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넘치고 넘치는 사랑 속에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제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하나님과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가정이 되자고. 우리 가족이 받은 복과 축복을 다른 가정에도 전해주는 통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송요섭 전지혜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