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이용자 구독 수익의 80%를 언론사에 배분하는 ‘코멧 플러스’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한다. 그간 이어졌던 AI의 기사 무단 활용 논란에 대해 업계에서 처음으로 보상 계획이 나온 것이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자사 AI 브라우저 ‘코멧’의 구독형 모델 코멧 플러스를 공개했다. 코멧 플러스 구독자는 월 5달러를 내고 참여 언론사들이 선별한 기사를 이용할 수 있다. 구독 수익의 80%는 언론사에 배분된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최고경영자(CEO)는 코멧 플러스를 출시하며 “언론사들도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모델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퍼플렉시티가 지난달 9일 출시한 코멧은 복잡한 검색 작업 대신 대화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는 AI 브라우저다. 퍼플렉시티는 구독형 모델 안착을 위해 초기 단계에서 4250만 달러(약 600억원) 규모의 보상을 마련해 언론사에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퍼플렉시티가 추가 과금에 나선 배경에는 언론과의 오랜 갈등이 자리한다. 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며 생성형 AI가 수집하는 데이터를 둘러싼 갈등도 첨예해졌다. 모든 데이터가 크롤링(온라인상 데이터 수집) 대상이 되면서 언론 보도를 둘러싼 저작권 논란이 강하게 일었다. AI 기업들은 크롤링이 저작물 열람을 통한 학습 과정이라고 주장한 반면 언론사들은 자사 기사가 상업적 목적으로 부당하게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일본 아사히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해외 언론사들은 AI 기업을 상대로 법적 대응까지 이어가는 상황이다.
AI 이용률이 늘어가며 언론사들은 웹사이트 조회수 감소 등으로 인한 광고비 수익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구글 검색창에 AI가 만든 요약 정보가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이용자의 웹사이트 클릭률이 15%에서 8%로 절반가량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퍼플렉시티의 이번 결정이 AI 기업의 정당한 데이터 비용 지불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용자들이 추가 과금을 선뜻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AI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AI가 추가 구독료 없이도 유료 기사 내용을 제공한다면 코멧 플러스를 사용할 유인점이 부족할 것”이라며 “추후 코멧 서비스의 퀄리티와 타사의 저작권 분야 대응 방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윤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