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에 안정감까지… 패밀리카의 정석

입력 2025-08-29 00:10
볼보의 신형 XC60이 지난 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인근 한 카페에 전시돼 있다. 전면부 그릴 디자인을 기존 세로 라인에서 대각선으로 바꿨다. ‘토르의 망치’라고 불리는 LED 헤드라이트의 망치 손잡이 부분을 늘려 중앙 그릴에 닿게 했다. XC60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누적 판매량 270만대를 돌파해 240 모델을 제치고 볼보의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했다. 이용상 기자

볼보가 새로 출시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의 실물을 보려고 지난 4일 찾은 볼보 용산전시장엔 클래식한 느낌의 웨건이 같이 전시돼 있었다. 볼보 240이다. 볼보가 ‘안전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된 차다. 미국 교통안전국은 충돌시험에서 이 차량을 기준으로 삼았었다. 단종 전까지 전 세계 누적 판매량 268만5171대를 기록해 볼보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었다.

바로 옆에 XC60이 반대 방향으로 전시돼 있었다. 그릴 디자인을 기존 세로 라인에서 대각선으로 바꿨다. ‘토르의 망치’라고 불리는 LED 헤드라이트의 망치 손잡이 부분을 늘려 중앙 그릴에 닿게 했다. 개성이 뚜렷하진 않지만 그래서 질리지 않는 중후한 멋이 있다. 2008년 출시한 XC60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 270만대를 돌파하며 240 모델을 제치고 볼보의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했다. 수잔 헤글룬드 볼보 글로벌 상품 총괄은 “240 모델은 1980년대 스웨덴의 거의 모든 집 차고에서 볼 수 있었던 상징적인 패밀리카였다. 이젠 XC60이 가장 성공한 모델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볼보 패밀리카의 새로운 상징이 된 XC60의 신형 모델을 시승한 건 사흘이 지나서였다. 출시 후 17년이 지나도록 딱 한 번 완전 변경했다. 이번에 출시한 2세대 2차 부분변경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에어 서스펜션이다. 통상 1억원이 넘는 차량에 적용하는 기능이다. 중형 SUV 가운데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한 차량은 아우디 Q5 블랙 에디션과 XC60뿐이다. 주행하기 전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서스펜션 감도를 ‘부드러움’에서 ‘단단함’으로 바꾸자 차체가 내려가는 게 느껴졌다.

볼보 XC60의 내부. 11.2인치 고해상도 센터 디스플레이에 수입차 최초로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를 탑재했다. 볼보코리아 제공

목적지인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한 카페로 진입하는 길목은 구불구불했다. 단단하게 설정한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코너링을 할 때 몸이 많이 기울지 않았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심하게 덜컹거리지 않았다. 볼보코리아는 11.2인치 고해상도 센터 디스플레이에 수입차 최초로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유튜브, 네이버TV, 쿠팡플레이,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있다.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을 통해 반응 속도를 배 이상 높였다.

시승 차량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B5 울트라 트림이었다. 가속 페달을 서서히 밟자 차량이 부드럽게 앞으로 나갔다. 진동이 거의 없었다.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림이 거의 없어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풍절음(차체에 부딪히는 바람 소리)이나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XC60은 엔진룸과 실내 사이의 벽에 흡음재를 추가했다고 한다. 덕분에 영국 하이엔드 스피커 바워스앤드윌킨스에서 나오는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다만 브레이크에서 서서히 발을 떼거나 꽉 누를 때 ‘끼익’대는 소리가 살짝 났다.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갖췄다. 중형차치곤 넘치는 수준이다. 신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멀버리 레드, 오로라 실버, 포레스트 레이크 등 세 가지 색상을 추가했다. B5 플러스는 6570만원, B5 울트라는 7330만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인 T8 울트라는 9120만원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