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활약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이른바 ‘역수출’ 출신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릭 페디는 지난 25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방출됐다. 페디는 올해 4승을 올리는 동안 12패를 떠안으며 평균자책점이 5.76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이미 한 차례 방출된 데 이어 반등을 노리던 애틀랜타에서도 또 다시 아픔을 맛봤다.
KBO리그 시절과 MLB 복귀 첫 해 그의 활약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페디는 2023년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20승을 거두며 트리플 크라운(다승·탈삼진·평균자책점 1위)을 달성했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그해 활약을 바탕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팀을 옮겼다. 지난 시즌 MLB에서도 9승(9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그는 MLB 30개 구단과 협상을 이어가며 새 둥지를 찾고 있다. KBO리그 복귀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현실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상 외국인 선수가 포스트시즌에 출전하기 위해선 8월 15일까지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 정규리그만을 위해 페디를 영입할 구단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KBO리그 ‘최동원상’ 수상자 카일 하트(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승(2패) 평균자책점 5.29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마이너리그를 오가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후로 1군 등판이 없다. 지난해 NC에서 13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2.69로 짠물투를 펼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에릭 라우어(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선발 경쟁에서 밀려 불펜으로 내려갔다. 그는 지난해 막판 KIA 타이거즈에 몸담으며 통합우승에 일조했다. 올해 토론토로 유니폼을 갈아입고선 8승(2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구단은 최근 사이영상 수상자 셰인 비버가 팀에 합류하며 선발진 조정이 필요해지자 라우어에게 불펜행을 지시했다. 라우어는 지난 17일 이후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
메릴 켈리(텍사스 레인저스)만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2015∼2018년 SSG 랜더스 전신 SK 와이번스 소속으로 KBO리그에 몸담았던 켈리는 어느덧 MLB 복귀 7년 차를 맞았다. 이번 시즌 10승(7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변함없이 위용을 떨치고 있다. MLB 7시즌 통산 성적은 63승 51패 평균자책점 3.72다.
최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