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흥망 가르는 핵심 열쇠는 3040·다음세대

입력 2025-08-29 03:29
게티이미지뱅크

‘사회의 교회 인식이 부정적이다’ ‘개척교회라 예배당이 작고 시설이 열악하다’ ‘요즘 성도는 헌신하지 않는다’…. 여러 악조건으로 교회의 부흥이 더는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팩트로 반박하는 책이 나왔다.

기독교 비영리연구기관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와 지용근 목데연 대표,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실천신학 교수가 공저한 ‘부흥하는 교회 쇠퇴하는 교회’(규장)다. 책은 전국의 부흥하는 교회와 쇠퇴하는 교회 담임목사 및 교인 1320명을 대상으로 지난 3~4월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같은 기간 두 집단의 담임목사를 5명씩 개별 심층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일종의 ‘교회 감식 보고서’다.

목데연은 ‘과거 5년간 교인이 정체·증가했고 향후 5년간 교인 증가를 예상한다’고 답한 담임목사 160명의 답변을 부흥하는 교회의 척도로 삼았다. 반면 ‘과거 5년간 교인 정체·감소했고 향후 5년간 교인 감소를 예상한다’는 160명의 담임목사는 쇠퇴하는 교회의 표본으로 보고 각 분야 목회자의 응답에서 공통점을 추출했다.

책을 읽다 보면 미국 교회성장학자이자 교회 컨설턴트인 톰 레이너를 떠올리게 될 수도 있다. 레이너 역시 이전작 ‘살아나는 교회를 해부하다’(두란노) 등에서 미국 교회의 성장과 쇠락, 영성의 현주소를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저자들은 미국과 다른 한국적 상황에 관한 진단과 한국교회 대다수인 중소형 교회를 위한 실천적 대안을 구체적 수치와 함께 여럿 제시한다. 이 책만이 갖는 차별성이자 강점이다.


저자들은 전국의 부흥하는 교회에선 14가지 공통점이, 쇠퇴하는 교회에선 8가지 징후(그래픽)가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이들이 제시한 교회의 부흥과 쇠퇴를 결정지은 핵심 요소는 ‘3040세대’와 ‘다음세대’다. 부흥하는 교회 목회자 중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대비해 3040세대 교인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9.9%였다. 쇠퇴하는 교회가 한 응답(2.5%)보다 18배 이상 높다. 다음세대 수가 크게 나타난 교회에선 3040세대 교인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저자들이 3040세대를 “부흥하는 교회의 주요 동력”이자 “다음세대 부흥을 견인해 교회의 미래를 밝히는 이들”이라고 진단하는 이유다.

3040세대가 사역의 주체로 선 교회는 다음세대와 사역 프로그램 수도 높은 수치를 보인다. 3040세대 교인 수가 증가했다고 답한 부흥하는 교회 목회자 중 53.3%는 팬데믹 이후 사역 프로그램이 늘었다고 답했다. 3040세대와 다음세대가 증가하는 교회에선 평신도 사역도 활성화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3040세대 교인의 증가는 소그룹 사역 활성화는 물론이고 교인의 변화 수용도 및 개혁 의지, 세례자 수와 외부 예산 지출 비중 증가에도 영향을 줬다. 3040세대가 팬데믹 이후 교회 부흥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저자들은 이들 세대의 정착을 위해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자녀 돌봄 공간, 연령별 전담 교역자, 맞춤형 신앙 교육 프로그램 제공, 이들 세대가 편안해하는 환경과 문화 조성” 등을 조언했다.

3040세대 교인 수는 교회 규모보단 지역과 교회 평균 연령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지방) 인구 고령화 및 젊은 세대 유출 등의 구조적 문제로 서울과 대도시 지역이 이들 세대 신자 확보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허나 포기는 이르다. 저자들은 “읍면 지역에서도 부흥하는 교회 목회자 중 28.6%는 3040세대가 증가한다고 답했다”며 “교단과 지역 교회연합기관에서 3040세대 사역 사례 연구 및 컨설팅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쇠퇴하는 교회 구성원을 질타하며 외형적 성장을 위한 요령을 제공하려는 책은 아니다. 교회 쇠퇴로 인한 목회자의 영적 침체와 성도의 무기력에 대해 “회복이 곧 부흥의 첫걸음”이라며 따뜻한 위로도 건넨다. 무엇보다 팬데믹 이후 시대를 살아가는 교회 공동체가 본질을 회복하길 촉구한다. “교회의 미래는 규모와 재정에 달리지 않았다”며 저자들이 내린 결론이다. “참된 부흥은 복음에서 시작된다. 복음이 교회의 모든 구조와 문화에 살아 움직일 때, 교회는 비로소 살아난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