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 증가율이 7.4%로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출생아도 9.4% 늘어 같은 달 기준 역대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혼인 건수 증가와 30대 여성 인구 확대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로 혼외자 비중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생아 수는 1만995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09명(9.4%) 증가했다. 매년 6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율이다. 출생아는 지난해 7월부터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출생아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2분기, 상반기 지표도 덩달아 올랐다. 2분기 출생아 수는 6만979명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157명(7.3%) 늘었다. 상반기 출생아 수도 12만6001명으로 7.4% 증가했다. 2022년 무너졌던 연간 출생아 25만명대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6월, 2분기, 상반기 출생아 수 증가율은 모두 역대 최고”라며 “지난해 1분기부터 이어진 혼인 증가, 30대 여성 인구 증가, 출산에 관한 긍정적 인식 변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생아 증가와 상관관계가 큰 혼인도 크게 늘었다. 6월 혼인 건수는 1만8487명으로 1년 전보다 1539건(9.1%) 증가했다. 박 과장은 “혼인 건수가 늘어난 건 일부 정책적 효과가 있다”며 “현금성 결혼장려금 지급이나 대출에서 신혼부부 특례를 지원하는 정책이 유인책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도 지표로 확인된다. 이날 발표된 2024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법적 혼인 외 출생아 비중이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혼외자 비중은 5.8%로 전년 대비 1.1% 포인트 증가하면서 증가 폭, 비중 모두 역대 최대였다. 통계청이 실시하는 사회조사에서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는지’의 질문에 긍정적 답변 비중이 점점 늘어 지난해에는 37.2%를 기록했다.
출산 연령은 남녀 모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어머니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7세로 전년보다 0.1세 상승했다. 아버지의 연령별 출생아 비중도 20대 후반(25~29세)에서 역대 최저(7.1%), 50세 이상에선 최고(1.1%)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남성이 아버지가 되는 경우는 줄어드는 반면 늦은 나이에 아버지가 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