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상권 지도가 10년 만에 바뀌었다. 남포동 등 원도심은 공동화가 심화된 반면, 전포동 카페거리와 광안리·해운대 상권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소비 중심지로 부상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27일 발표한 ‘부산지역 주요 상권 변화(2015~2024년)’에 따르면 부산 55개 상권의 사업체 수는 지난해 9만4686개로 2015년보다 2350개(2.5%) 증가했다. 종사자 수도 같은 기간 5만2634명으로 11.1% 늘었다.
그러나 상권별 희비는 갈렸다. 원도심은 쇠퇴가 뚜렷했다. 중구 남포역7번 출구 상권은 2015년 1만269개에서 지난해 8748개로 줄며 1500개 이상 감소했다. 동구 범일역1번 상권도 24.6% 줄었다. 점포 10곳 중 9곳은 종사자가 없는 1인 점포일 만큼 영세화가 심각하다. 범일역10번 상권의 사업체당 평균 매출은 7억8200만원으로 55개 상권 가운데 가장 낮았다.
반대로 전포동과 광안리 등 신흥 상권은 외형적 확장이 두드러졌다. 전포역8번 출구 상권은 1337개에서 2355개로 76.1% 늘었고, 광일맨션 정류장 상권도 284개에서 1115개로 292.6% 증가했다. 커피전문점과 외국식 음식점이 급증하며 젊은 층과 관광객을 끌어모은 결과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포동은 점포당 매출이 18.5% 줄었고, 광안리는 2015년 17억3400만원에서 2023년 9억280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외형 성장과 매출 효율 저하가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해운대 씨클라우드호텔 상권도 31.5% 늘었고, 기장군도 정관신도시를 중심으로 24.1% 증가하는 등 외곽 상권 성장도 이어졌다.
서면은 여전히 부산 최대 상권이다. 서면역8번 상권은 점포 수 9289개로 가장 컸고, 개업·폐업도 부산에서 가장 많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간판이 바뀔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반면 서면역13번 상권은 9.8% 줄며 정체를 보였다.
상권별 매출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 사상구 서감초 상권은 사업체당 매출이 6억4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동구 범일역10번 상권은 7820만원으로 최저였다.
전문가들은 “부산 상권의 축이 도시철도 1호선 원도심에서 2호선 전포·수영·해운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