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vs 장동혁… 여야 당 대표 ‘초강성’ 극한 대치 예고

입력 2025-08-27 02:04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에서 선출 직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장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오늘의 승리는 당원 여러분께서 만들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회사진기자단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6일 첫 일성으로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면회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어게인’ 세력과 동조해 온 강력 반탄(탄핵 반대)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여야 대표가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제1야당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아스팔트 극우 강성 표심을 기반으로 둔 장 대표로 채워지면서 정국 경색은 불가피해졌다. 장 대표가 전당대회 내내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한 탄핵찬성파를 향해 노골적 반감을 드러냈던 만큼 당내 분열에 따른 분당 시나리오도 제기됐다.

장 대표는 당선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 면회 의사를 묻는 말에 “접견 제한이 해제됐는지 확인해 보겠다”며 “전대 기간 중 당원과 국민께 약속드린 것은 특별한 사정 변화로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지키겠다”고 답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 31일 전한길씨 등 보수 유튜버 주최 토론회에서 면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 대표는 또 “전대 기간 크게 캠프를 차린 것도, 무슨 조직을 가동한 것도 없다”며 “그저 당원들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읽으려고 노력했고, 지금의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있었기에 (당선이) 가능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씨 등으로 대표되는 윤 어게인 세력과 보수 유튜버들에게 감사를 전한 것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에 있는 오봉저수지를 찾아 가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가뭄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민주당은 장 대표 당선에 “축하의 말을 의례적으로라도 건네기 어렵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전한길과 손을 맞잡고 ‘내란수괴 복당’을 외치던 후보를 당대표로 환영하는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가 야당과의 대화 재개 조건으로 ‘내란 사과’를 내세운 만큼 ‘강대강’ 대치는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 절연과 계엄 사과’를 당헌에 새기자는 윤희숙 혁신위원장 혁신안에 대해 “언제까지 사과만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었다. 다만 장 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정 대표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야당 대표로서 정치를 외면할 생각은 없다. 필요하다면 누구든 만나서 정치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가 자신을 지지해준 윤 어게인 세력에 끌려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공천 대상으로 전씨를 선택해 당내 반발을 샀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강성 세력이 당을 접수해 주류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나올 것”이라며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친한계표’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다. 찬탄파 측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지난 22일 본경선에서 낙선한 뒤 한 전 대표는 결선투표 전 지지층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었다. 한 전 대표 지지층 사이에서 ‘친한계 핵심이었다가 반탄파 주자로 변모한 장 대표는 안 된다’는 반감이 퍼져 있는 상황이었다.

장 대표가 ‘내부총질 척결’ ‘찬탄파 공존 불가’ 입장을 고수해 왔다는 점에서 분당 우려도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친한계 조 후보는 이날 “당을 분열 정도가 아니라 침몰로 몰고 간다면 신임 대표라도 두고 볼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내부총질 프레임을 씌워 입막음하는 것은 스스로 민주정당을 부정하고 독재정당으로 가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형민 이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