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은 발 디딜 틈이 없이 인파로 가득했다. 새로 문을 연 프리미엄 델리관 개장을 기다리던 오픈런 행렬이 쏟아져 들어오면서다. 소금빵 전문 브랜드 ‘베통 키츠네트’ 앞에는 개점과 동시에 줄이 길게 이어졌다. 유러피안 고급 식재료를 선보이는 ‘베키아에누보 가스트로’와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의 매장 앞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날 4000㎡(약 1200평) 규모의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을 열고 지난 2년간 진행해 온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올해 초 신세계마켓을 거쳐 프리미엄 델리관으로 2만㎡(60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을 완성했다. 식품관을 ‘글로벌 미식 데스티네이션’으로 키운다는 게 신세계의 전략이다.
새로 들어선 델리관은 입점 브랜드 대부분이 ‘국내 최초’이거나 ‘신세계 단독 매장’으로 구성됐다. 일본 현지에서도 줄 서서 먹는 오니기리 전문점 ‘교토 오니마루’, 베트남 건강식 ‘블루 버터플라이’, 벨기에 초콜릿 ‘고디바 크레페’가 국내 1호점을 열었다. 여경래·김도윤 등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과 협업한 매장도 들어섰다. 김낙현 신세계 델리바이어 부장은 “2년 넘게 셰프·매장과 협의하며 유치에 공을 들였다”며 “전문점 수준의 음식을 집에서도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건강 전문관은 업계 최초로 맞춤형 큐레이션 방식을 적용했다. 피부·다이어트, 수면·스트레스 등 소비자 관심사별로 제품을 진열했다. 콜라겐 에이드·테아닌 아메리카노 등 기능성 원료를 더한 음료도 선보이고 있다. 전통주 전문관은 전주이강주, 문배주양조원 등 지역 대표 양조장의 제품 200여종을 한자리에 모았다. 한국 전통주의 경쟁력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공간을 구성해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겨냥했다.
신세계는 식품관을 부대 시설이 아니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강력한 모객 효과를 가질 뿐 아니라 다른 장르로의 연관 소비까지 이끌어내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주요 콘텐츠라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개장 1년간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141% 늘었다. 기존 강남점에 있었던 식당들의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의 매출과 비교한 수치다. 신규 유입과 연관 매출도 각각 61%, 27% 증가했다. 디저트관 ‘스위트파크’도 개점 후 한 달간 디저트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201% 끌어올렸다.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최원준 상무는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 완성은 기획단계까지 감안하면 8년여간의 도전과 혁신이 만든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 혁신을 이어가며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제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