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소비 심리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소비 개선 효과와 견조한 수출 경기 등에 힘입어 약 7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6·27 대출규제 이후 급격히 가라앉았던 집값 상승 기대감도 한 달 만에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보다 0.6포인트 상승한 111.4로 집계됐다. 2018년 1월 111.6을 기록한 이후 7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혜영 한은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소비쿠폰 효과 등으로 인한 소비 개선과 수출 호조세 지속 등으로 지수가 소폭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현재경기판단·현재생활형편 등 6가지 세부 지수로 나눠 종합한 값이다. 기준값(100)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장기 평균값으로, 100보다 크면 소비자 심리가 평균 대비 낙관적임을 나타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소비가 얼어붙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88.2까지 급락한 후 지난 4월까지 100을 밑돌았다. 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4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6개월 뒤의 경기를 전망하는 향후경기전망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달보다 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관세 부과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남은 하반기 동안 수출 부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담은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보다 0.1% 포인트 오른 2.6%를 기록했다.
향후 주택 가격에 대한 전망을 담은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여파로 120에서 109까지 11포인트 급락했지만, 8월 들어 2포인트 반등했다. 이 팀장은 “6월 당시 120과 비교하면 낮아진 값이므로 대출 규제의 효과가 없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