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공예’ 영동 ‘국악’ 제천 ‘한방’… 충북의 가을, 축제로 물든다

입력 2025-08-28 02:08
2025 청주국제공예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이시평 작가의 목공 작품 ‘Log 일지(日誌)’. 청주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제공

공예와 국악, 한방을 주제로 한 축제가 9월 한달 동안 충북에서 개최된다.

세계 공예문화의 향연인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는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청주시 내덕동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역대 최장기간인 60일 동안 펼쳐진다. 공예 분야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 행사인 청주공예비엔날레는 1999년부터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1337년 청주 흥덕사에서 탄생한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직지)을 전 세계에 알리고 청주를 공예 산업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시작됐다.


올해 주제는 ‘세상-짓기’다. 생명이 가진 모든 존재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윤리적 실천을 통해 또 다른 문명의 지도를 그리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태국 초대국가전과 청주국제공예공모전, 국제 학술회의, 공예마켓, 대한민국미술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본 전시는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등 16개국 140여명의 작가가 초청돼 3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신규 프로젝트로 국내외 예술 기관들이 상호 협력해 공동 전시하는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도 만날 수 있다. 영국 휘트워스 미술관, 인도 뉴델리 국립공예박물관과 함께 한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8명을 선정해 특별전 ‘Entangled and Woven’도 선보인다.

개막식과 함께 직지의 날 기념식이 진행된다. 직지의 날은 직지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2001년 9월 4일)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청주공예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27일 “올해 공예비엔날레는 세계 공예도시 청주가 쌓아온 공예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무대이자 공예가 가진 장인정신과 혁신 그리고 인류와 자연에 대한 존경과 서사를 세계와 공유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의 국악엑스포인 2025영동세계국악엑스포는 9월 12일부터 10월 11일까지 한 달간 영동 레인보우힐링관광지와 국악체험촌 일원에서 ‘국악의 향기, 세계를 물들이다’를 주제로 열린다.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만큼 전통 국악인 아악과 정악의 웅장한 무대가 마련되고 자칫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국악을 최신 트렌드에 맞춰 재해석한 퓨전국악과 창작공연 등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평소 국악을 자주 접하지 못한 관람객이나 외국인도 부담 없이 즐기도록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공연과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준비했다. 국립국악원, 남도국악원, 국가유산진흥원 등의 수준 높은 공연과 전국 11개 국공립 국악관현악단이 참여하는 국악관현악페스티벌, 민속놀이 북청사자놀음·남사당놀이·줄타기·고성오광대 등도 마련됐다.

국제민속축전기구협의회(CIOFF) 회원국으로 이뤄진 세계 30개국 공연단은 특색 있는 전통 예술을 선보인다.

영동국악엑스포 기간 중 제56회 영동난계국악축제와 제14회 대한민국와인축제, 2025 영동포도축제도 개최된다.

영동은 국악의 고장이다. 왕산악(고구려)·우륵(신라)과 더불어 3대 악성으로 불리는 난계 박연(1378~1458) 선생이 나고 자란 영동은 196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국악 축제를 여는 등 국악을 지역 대표 문화상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영동국악엑스포조직위 관계자는 “영동국악엑스포는 국악의 역사와 성장 과정, 미래상을 경험하면서 또 하나의 한류로 키워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람객 100만명 이상을 끌어 모아 성공적인 행사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2025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는 ‘천연물과 함께하는 세계, 더 나은 미래를 만나다’를 주제로 9월 20일부터 10월 19일까지 한방엑스포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전시관은 주제전시관, 체험관, 체험관, 홍보관 등으로 구성된다. 주제전시관은 한방천연물의 역사와 성과를 조망하고 미래기술과 융합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인공지능(AI)이 바꾸는 천연물산업의 미래와 과거, 현재를 잇는 전시와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체험관은 단백질 설계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게임과 전통 한방 치료 등이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전통의약협력센터나 해외 바이어와 연계한 국제학술회의, 수출상담회, 약초 요리반, 치유 음악회, 포토존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대통령 옛 별장인 청남대 입장권 소지자의 한방엑스포 입장료는 2000원 할인된다.

조선시대 3대 약령시장 중 한 곳이던 제천은 오랜 세월 약초 유통·생산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오늘날까지 전국 약초의 절반 이상이 유통되는 국내 최대 한약재 집산지이다.

사진은 충북도 관계자들이 오는 9월 개막하는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와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 충북도 제공

관람객 유치 목표는 152만명이다. 조직위는 엑스포 개최를 통해 120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647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취업유발 효과도 2117명에 달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제천한방천연물엑스포 조직위 관계자는 “산업과 문화, 관광이 융합된 전 국민의 축제”이라며 “충북 제천이 세계천연물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