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세계 최대 방산기업인 미국 록히드마틴에 전략 광물인 게르마늄을 장기 공급하기로 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민간 차원에서 양국 간 핵심 전략 광물의 탈(脫)중국 공급망 구축에 나선 것이다.
고려아연은 25일(현지시간) 최윤범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글로벌부문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록히드마틴사와 체결한 MOU를 계기로 미국 군수산업에 필수적인 게르마늄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해 한·미 핵심광물 협력의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게르마늄은 야간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태양전지판, 고성능 반도체 소자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필수 금속으로 방위·우주 산업은 물론 반도체 산업에도 활용되는 전략 광물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정제 게르마늄 생산량의 68%가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중국이 2023년 8월부터 게르마늄 수출을 제한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게르마늄 수급에 적잖은 난항이 있었다.
고려아연은 아연정광(아연을 함유한 광석) 제련 부산물에 함유된 게르마늄을 고온·고압 침출과 용매 추출, 침전 등의 공정을 거쳐 추출하는 식으로 게르마늄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울산 온산제련소에 약 1400억원을 투입해 게르마늄 생산 공장도 신설한다.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7년 시운전을 한 후 2028년 상반기부터 가동하는 게 목표다. 완공 시 연간 약 10t 규모의 고순도 게르마늄 메탈 생산이 가능하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