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혁신으로 사회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가 25일 개막했다. 26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기후위기, 지역소멸, 미래세대, 디지털 격차 등 복합적 사회 문제 해결에 진심인 300여개 기업과 시민·학생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마련된 행사장에는 280여개 전시 부스가 들어섰다. 이동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토도웍스’ 부스에는 스틱이 부착된 휠체어 2대가 놓여 있었다. 토도웍스는 일반 휠체어에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장착해 전동 휠체어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토도 드라이브를 개발한 업체다. 무게 5㎏의 가벼운 보조동력 장치로 이동을 한층 편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휠체어에 앉아보니 방향 전환이 수월했고 속도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었다. 토도웍스 관계자는 “휠체어를 타고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로봇공학 스타트업 ‘잎스’의 부스에도 방문객들이 몰렸다. 부스에는 2m 남짓한 크기의 수거 로봇이 설치돼 있었다. 네모난 투입구에 페트병 2개와 다른 병을 같이 넣자 수거 로봇은 순식간에 페트병이 아닌 다른 병을 걸러냈다. 로봇이 걸러낸 폐플라스틱은 정유사로 보내져 새 플라스틱 등을 생산하는 원료로 쓰인다. 박승권 잎스 대표는 “1~2분에 100개 폐기물을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앤팀’은 동아프리카 물 부족 국가를 위한 식수 지원과 보건 위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함께 케냐 투르카나 웨스트 지역에 짓고 있는 물 공급 시설이 내년에 완공되면 약 4만명에게 깨끗한 식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AI) 뇌파 분석을 통해 정신질환을 조기 선별, 예방하는 마음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웨이브’도 페스타에 참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회째인 올해 페스타의 행사 기간을 기존 하루에서 이틀로 늘리고 참여 기업과 전시 부스도 확대하는 등 지난해보다 규모를 키웠다.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은 영상 개회사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은 문제를 일으키는 곳을 규제하고 벌을 주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지금은 문제를 해결하는 곳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사회문제 현황과 해결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한 성과 기반 보상 구조를 제도화해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