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건희 27일 추가 소환… 이르면 29일 구속 기소

입력 2025-08-26 02:04

김건희 특검이 구속 후 4차례 조사에서 진술거부권(묵비권)을 행사 중인 김 여사의 입을 열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오는 31일 구속기간 만료 전에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하는 만큼 기소 전에 제기된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직접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재판 등을 고려할 때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검은 압박수사와 ‘라포 형성’을 통한 답변 유도라는 강온 양면 전략을 모두 구사했는데, 남은 조사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그간 김 여사의 반응 등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25일 김 여사에 대한 4차 소환조사를 벌였다. 이날 조사는 지난 21일 조사 때 마무리하지 못한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60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등을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전달받은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특검은 조사에서 전씨 휴대전화에 ‘건희2’로 저장된 연락처가 본인의 것이 맞는지 등을 추궁했지만, 김 여사는 대부분 묵비권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진술거부는 지난 12일 이후 진행된 조사 내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특검은 이런 비협조적 태도 속에서도 김 여사가 모든 질문에 입을 닫고만 있었던 것은 아닌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여사는 조사과정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다가도 일부 질문에 대해서는 변호인들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적극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김 여사의 이런 돌발적인 대응에서 일관된 패턴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특정 혐의나 질문에 대해서는 김 여사가 답변을 한다는 식으로 일반화하기가 어려울 만큼 김 여사의 선택적 답변이 들쭉날쭉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특검 안팎에서는 김 여사가 조사 대상 혐의나 질문 내용보다는 오히려 조사받을 당시 조사실 내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여사처럼 구속 상태에 놓이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피의자의 경우에는 다소 강압적인 조사 분위기에서는 입을 열지 않다가도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입장을 털어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다양한 김 여사 조사방식을 열어둔 채 일단 의혹 관련 핵심 피의자 조사를 통한 포위망 좁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21일 구속한 전씨를 이날 처음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전씨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지만 혐의는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사’ 김예성씨와 ‘통일교 2인자’로 불렸던 윤영호 전 세계선교본부장, ‘계좌관리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에 대한 조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검은 이들에 대한 조사내용을 기반으로 27일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를 진행한 뒤 이르면 29일 구속기소 한다는 방침이다.

양한주 차민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