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전산사고 상반기만 58건… 상위 10개 대형사에서 더 빈번

입력 2025-08-26 00:53

국내 증권사 전산 사고가 해마다 늘어 최근 5년 사이 40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증권사에서 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25일 발표한 ‘금융투자부문 전자금융사고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증권사에서 총 429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발생 건수는 매년 증가해 2020년 66건에서 지난해 100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58건이 발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40건) 대비 45% 늘어난 것이다.

전자금융사고는 지연·중단 시간이 30분 이상, 지연·중단 시간이 10분 이상이고 해당 서비스 가입자가 1만명 이상, 전산자료 또는 프로그램 조작·오류와 관련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 등을 말한다.

최근 5년간 금융권 전자금융사고 피해액은 294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에 발생한 피해액만 262억5000만원으로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회사 규모별로 최근 5년간 사고는 중소형 증권사보다 자기자본 상위 10개 대형사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전체 사고 건수는 대형사에서 202건, 중소형사에서 227건 발생했지만 증권사 1곳당 건수는 대형사(4건)가 중소형사(3건)보다 더 많았다.

유형별로는 프로그램 오류(36.4%)로 발생한 사고가 가장 많았다. 해외주식 거래 증가로 해외 브로커·거래소의 시스템 장애 등 외부요인에 의한 사고(31%)도 많아지는 추세다. 주요 사고로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매매체결 프로그램을 변경하면서 테스트와 성능관리, 제3자 검증을 누락하거나 미흡하게 운영해 거래가 중단된 경우 등이 있었다.

금감원은 이날 증권사 등과 함께 ‘자본시장 거래 안전성 제고’ 워크숍을 열고 대규모 전산장애 등 투자자 피해로 직결될 수 있는 주요 전자 금융거래 리스크 요인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상시감사를 통해 선별된 고위험사는 집중관리하기로 했다. 또 리스크 대응 수준이 미흡하거나 중대사고가 발생한 회사는 적시검사를 하고 엄정 제재할 계획이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